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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삶의 역설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2599 추천수:19 112.168.96.71
2014-11-26 10:07:32
놀라운 삶의 역설
-존 슬로안 -

아내와 나는 열다섯 살 된 아들과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우리 마을에 살고 있는 한 가정과 어렵게 사귀게 되었다. 사실 우리는 그 부모보다 그 아들을 더 잘 알고 있었다. 그 아이는 작가가 되고 싶어했다. 그런데 마침 내가 출판계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게 자신이 쓴 글을 가지고 와 평을 듣곤 했다. 나는 그 아이가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내게 계속 비밀로 숨겨 왔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부모가 그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가 치료와 상담을 받고 난 후에야 그 사실을 눈치 채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그 사실을 안 지 얼마 안 되어 그 아이는 세상을 떠났다. 이런 경우 종종 그렇듯이 세상을 떠나던 날 그 아이는 평소와 다름없이 부모와 친구 앞에서 즐겁게 행동했다. 그날 오후에는 자신이 좋아하던 자선 단체를 찾아가 도왔다. 그리고 그날 밤 더 이상 자신이 감당할 수 없고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적인 고통을 끝내기 위해 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듣고 나와 아내는 그 어린 친구와 부모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을 찾아가 정말 애석하다는 말을 전했다. 커피를 타 가지고 처음 찾아갔을 때 아이의 어머니는 문을 열 수도 없을 정도였다. 그 후 몇 개월 동안 아내와 나는 그들을 찾아가 우리가 해줄 일이 있는지 여러 차례 물었다. 함께 식사하자는 초청도 했다. 우리 아버지 역시 총으로 생애를 마치셨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 옆에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은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그들이 우리를 찾기 시작했다. 우리는 같이 이야기했고, 눈물 흘렸고, 산책했다. 그리고 자살한 사람이 있는 가정들을 돕기 위한 모임에 함께 가 달라는 그들의 부탁에 흔쾌히 따랐다. 우리가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있는 건지 우리는 잘 몰랐다. 그러나 몇 달 후 한 모임에서 그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토록 힘들었던 절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우리였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들에게 보내 주셨다고 말했다. 그때 일을 돌아보면, 사실 그들이 우리를 하나님께로 데려다 준 셈이다. 상실감이 너무 커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는지 난감하기만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 도움을 간청했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셨다. 그것은 엄청난 복이었다. 그것은 우리가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고 싶어 했기 때문에 얻은 복이었다. 진심을 가지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려 할 때, 양쪽이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다가가 친절을 베풀다 보면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다른 사람들을 격려하며 사는 사람의 삶 속에서 볼 수 있는 놀라운 삶의 역설이다.-『탁월한 헬퍼 바나바』 중에서 -


비오는 날의 우산

나는 비가 오면 걱정부터 앞섭니다. 나는 지체장애가 있어 몸이 불편한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그 날도 비가 내리자 어김없이 아이는 투정을 부렸습니다. 몸이 성치 않아 짜증만 늘어가던 아이를 간신히 특수학교에 보내고 나서도 나의 근심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영락없이 아이의 출석부에 빨간 줄이 그어졌고, 나는 온종일 아이의 투정을 받아내느라 지치다 못해 탈진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며칠째 날씨가 좋아 학교에서 간다는 단체 영화관람에 아무 걱정없이 아이를 보냈는데, 도착할 시간 즈음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어, 이를 어쩌지!” 우산을 챙겨서 부랴부랴 집을 나선 나는 정류장 근처에 차를 세운 채 아이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 때. 한산하던 변두리 버스 정류장에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나타났습니다. 하나같이 한두 개씩 접힌 우산을 든 사람들의 행렬은 순식간에 정류장 주변을 감싸는 것이 었습니다. 그들은 모두가 아이들을 마중 나온 선생님이었고, 버스 정류장은 곧 노란우산 파란 우산...수많은 우산들로 장터처럼 붐볐습니다. 나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저만치 아이들을 실은 버스가 보였습니다. 버스가 서고 아이들이 하나 둘 내릴 때마다 우산을 들고 기다리던 선생님이 번쩍 안아서 내리곤 우산을 씌워 주었습니다. 힘들어 칭얼대는 아이들은 따뜻하게 다독여 주시면서 말입니다. 맨 꼴찌로 버스에서 내린 아들 녀석에게도 담임선생님이 손을 내미셨습니다. 아들 녀석은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선생님을 꼬옥 껴안았습니다. 빗줄기가 너무 거세 우산은 드나 마나 이미 흠뻑 젖었지만, 나는 차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의 사랑이 아이를 봄비처럼 흠뻑 적셔 주고 있었기에 차마 나설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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