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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다 !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3493 추천수:20 112.168.96.71
2014-11-25 16:27:18
타고난 서프보드 선수. 그게 바로 나였다. 걸음마할 무렵부터 나는 수영할 수 있었다. 그것도 바다에서 말이다. 다섯 살 때 어머니가 바디보드를 사 주었다. 나는 보드타기와 더불어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전국 고등학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0월 28일, 함께 보드를 타던 친구 카일 맬리그로와 코치 밥 사토, 그리고 나는 새벽 다섯 시 쯤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른 아침이야말로 보드를 타기에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그날 우리와 함께 물속에 있던 사람들은 여덟 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물이 거무스름했다.

그게 문제였다. 시야가 어두우면 상어는 때때로 보드에 탄 사람을 바다거북으로 착각하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해마다 상어가 사람을 습격한 사건이 두 건씩은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곤 한다. 나는 1m 가량의 서프보드에 누워 두 다리를 물속에 담그고는 어깨 뒤쪽을 넘겨보았다. 커다란 파도의 첫 번째 물결이 다가오고 있었다. 보드타기의 요령은 파도가 밀려올 때 정확한 지점에서 맞는 것이다. 나는 파도를 더 잘 관찰하려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때 갑자기 오른쪽 다리에 묵직한 느낌이 전해져 왔다.

뭔가 거대한 것이 나를 밀어붙이는 것 같았다.?도대체 뭐야…?그때 뭔가 거칠거칠한 것이 손에 닿았다. 뒤를 돌아보니 호랑이 상어의 커다란 회색빛 머리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그놈은 마치 뼈다귀를 발견한 개와 같이 나를 향해 그 큰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상어는 나를 밀어 서프보드에서 떨어뜨리고는, 내가 안전 끈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동안 머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이빨로 내 다리를 썰어 댔다. 모든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마치 꿈만 같았다. ?다리가 잘려 나가겠어.?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상어 주둥이에 팔을 밀어 넣어 내 몸을 확 빼내려 했다. 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도로 팔을 빼내자 피가 철철 흘렀다. 상어는 나를 놔 주려 하지 않았다. ?싸워 보지도 않고 상어 밥이 될 수는 없어!? 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내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린 후 상어의 콧잔등을 향해 힘껏 내리쳤다. ?퍼억!?그 거대한 동물은 꼬리를 한 번 휙 내젖더니, 물고 있던 것을 놓아 주고는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얼른 안전 끈을 잡고 서프보드를 끌어당겼다.

내가 보고 있던 큰 파도가 거의 눈앞에 와 있었다. ?하나님, 상어가 다시 오기 전에 제발 이 파도를 탈 수 있게 해 주세요.?나는 미친 듯이 노를 저었다. 파도가 덮쳐 오자 그 위로 올라탔다. 오른쪽 다리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이런, 얼마나 심하게 다친 거야?? 돌아보니 내 다리는 종아리 중간 이하로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그 광경은 너무도 초현실적이어서 전혀 실감이 나질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파도를 계속 타야 한다는 생각만이 떠오를 뿐이었다. 파도를 타고 얕은 물가에 다다랐다.

나는 서프보드를 내던지고 똑바로 서려고 했지만 이내 고꾸라지고 말았다.?야, 나한테 매달려. 내가 잡아 줄게.? 카일은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내가 해변으로 껑충껑충 뛰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내 보드에서 안전 끈을 낚아채어 내 종아리에 아주 세게 동여맸다. 흐르는 피를 지혈하기 위해서였다. 코치가 달려왔다. ?내가 도움을 청하러 갈게.?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내달렸다. 메이저 베이는 인적이 드문 곳이었고 우리 차도 꽤 먼 곳에 주차되어 있었다. 안전 끈은 마치 지혈대처럼 내 다리를 꽉 조이고 있었으나, 피는 홍수처럼 흘러 모래밭을 적셨다. 내 일생에 그렇게 많은 피는 본 적이 없었다. 카일은 바로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했다. ?하나님, 지금 주님께서 이 자리에 저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발 마이크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순간 놀라운 평안이 나를 휘감았다.

?하나님, 저를 이 곤경에서 어떤 식으로 구해 주실지는 잘 모르지만 전 하나님을 믿습니다. 전적으로요.?그때 트럭 한 대가 모래밭을 가르며 달려와 우리 옆에 멈추어 섰다. ?난 키이스야. 조금 전에 파도를 살펴보러 왔다가 방금 일어난 일을 다 보았단다.? 그가 말했다. 키이스와 카일은 나를 들어올려 픽업트럭 뒷좌석에 태웠다. 그리고 와이미아에 있는 카우아이 상이용사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꼬불꼬불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섬 도로로 24km 정도 가야 하는 길이었다. 키이스는 액셀을 최대한 힘껏 밟아 차들을 계속 추월했다.

다른 운전자들은 내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크게 놀라는 표정이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심하게 어지럽고 으슬으슬 떨리기 시작했다.?어쩌면 난 견뎌 내지 못할지도 몰라.?하지만 난 겁먹지 않았다.?하나님께서 저를 저버리지 않으시리라는 것을 압니다.?우리가 카우아이 상이용사 병원에 도착했을 때쯤 나는 거의 의식을 잃어 가고 있었다. 그곳 의사들은 흐르는 피를 멎게 하고 수혈을 해서 내 상태를 안정시킨 다음, 리후에 있는 윌콕스 병원으로 나를 후송했다.

외상을 치료하기엔 더 좋은 시설을 갖춘 병원이었다. 이틀 후 나는 휠체어에 앉을 수 있을 만큼 회복이 되었고 가족과 친구들, 병원의 몇몇 직원들과 함께 기도 모임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회복되게 해 달라고 간청하는 기도회가 아니라 나를 살려 주신 것에 감사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내가 상어의 습격을 받고 몇 초 이내에 그 큰 파도를 탈 수 없었더라면, 만일 카일이 즉시 끈으로 내 다리를 묶어 지혈하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키이스가 그 시간에 트럭을 몰고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매 순간, 매 분초마다 나는 꼭 필요한 도움을 정확하게 받았던 것이다. 이제 나는 의족을 쓰는 것에도 꽤 익숙해졌다. 물론 물속에서는 사용하지 않지만 말이다. 다리가 하나밖에 없어서 끌고 가야 할 무게가 줄었기 때문에 나는 그전보다 훨씬 더 빨라졌다. 정말이다! 프로 바디보드 선수가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나는 감사하다. 살아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내 인생 속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이 정말로 감사하다. 내가 여전히 파도를 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도 그 바다에서 나와 함께 파도를 타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상어다 !”/Mike Coots, Kilauea, Hawaii
-가이드포스트 2002년 8월호 중에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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