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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그 위대한 본질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2834 추천수:21 112.168.96.71
2014-11-26 09:41:40
주말에 가족을 데리고 캘리포니아 맘모스로 스키를 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렸으므로 그들에게 스키를 타는 기본 요령을 자세히 가르쳐 주어야 했습니다. 장비를 차에 싣고, 스키장에 도착해서는 리프트 티켓을 끊기 위해 길게 줄을 서 기다렸으며, 가까스로 슬로프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우리 차례가 된 순간 아이가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겁입니다. 저는 조심스레 언덕을 내려와 스키복을 벗기고 지퍼를 채우는 일을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라이언이 그러더니 이어서 다나도 그랬습니다. 언덕을 몇 번씩 오르내리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장갑과 모자를 잃어버리고, 연신 찡얼거리며, 서로 싸우기까지 했습니다. 모처럼 가족 휴가를 떠났는데 기분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둘 중 한 명도 감당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스키장 숙소에 데려다 주었을 때는 분노로 폭발할 지경이었습니다. 다나와 라이언은 투덜대면서 차에서 내렸고 저는 멀리 떨어진 주차장에 주차하러 갔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짧은 기도를 해보았지만 그것은 분노의 표출일 뿐이었습니다. "저런 녀석들을 데리고 무얼 하겠습니까?" 주차를 하고나서 손님을 숙소까지 실어 나르는 트럭이 온다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15명 가량의 스키어들이 모여 차를 기다리고 서있었습니다. 그때 보통 아이들하고는 다른 여자 아이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정박아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 소녀는 매우 이상한 행동을 하며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옆에 서있던 멋진 복장의 스키어들은 '미친 아이잖아?'라고 경멸하듯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깜박였습니다. 10분쯤 지나자 트럭이 도착하여 모두들 서둘러 올라탔습니다. 오는 도중에도 그 소녀는 밖을 쳐다보며 계속해서 괴성을 질러댔습니다. 아무도 그 아이 옆에는 가까이 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 눈에 처음부터 줄곧 그녀 곁에 서있던 키큰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 사람이 소녀의 아버지임을 즉각 알아차렸습니다. 그 사람은 제게 평생 잊지 못할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는 살며시 자기 딸에게 다가가 두 팔로 껴안았습니다. 그리고는 딸의 머리를 한쪽 손으로 감싸더니 자기 가슴에 품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내려다보면서 다정한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그래 아가야, 네 말이 맞아!" 그 순간 저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얼른 고개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자기 딸과 마찬가지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냉대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의 찌푸린 표정과 냉소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보다시피 제 딸은 정박아입니다. 우리 부녀는 이 사실을 숨길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은 딸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 아이는 제게 있어서 세상의 모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제 딸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 아버지가 보여 준 헌신적인 사랑과 자상함이 저를 압도했습니다. 아니, 우리 모두를 압도했죠. 문득,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을 껴안아 주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주님, 알겠습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했습니다!" 그로부터 2주 후 TV 방송에 출연했는데 사회자가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오늘날의 가족 제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짧은 시간에 그 질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는 없었지만 이런 요지의 이야기만은 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의 해체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정박아 딸을 가진 아버지가 베푸는 사랑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한 무조건적인 사랑이야말로 문제투성이 가정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해결책입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해소시켜 줄 것입니다." 깨어진 가정을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그 아버지처럼 헌신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남자들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남자들.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는 남자들, 자신이 믿는 분의 마음을 아는 남자들.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보다 아내와 자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남자들.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선한 싸움을 싸우는 남자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나에게 모범을 보여 주신 우리 아버지와 할아버지 같은 남자들.

- 남성, 그 위대성의 본질/제임스 돕슨/프리셉트 중에서-

노년에 지는 해를 보며 홀로 보아도 슬퍼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노을을 보며 거리낌 없이 지나온 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더욱 행복한 사람입니다. 석양의 죽어 가는 희미한 빛을 바라보며 지평선이 끝이 아니라 지평선 너머 새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믿으며 어둠을 기대로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더욱 더 행복한 사람입니다.
-석양을 보며 지나온 날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김필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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