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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슈퍼모델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3115 추천수:19 112.168.96.71
2014-11-25 16:33:57
얼마 전 나는 두 아이 에릭과 릴리를 데리고 산타바바라 해변에 갔다. 나와 아이들 앞에는 망망대해만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이곳 산타바바라에서 자랐다. 모래와 짭짤한 공기와 거센 파도를 나는 좋아한다. 어렸을 때 나는 부모님과 두 자매와 함께 이 해변을 자주 찾았다. 바다가 끝닿은 곳을 아스라이 바라보면서 난 저 너머 세상을 궁금해하곤 했다. 살아가며 일을 하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먼 곳까지 가게 되었지만, 모든 것이 지난 후에 나는 여전히 고향과 가족 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자연의 경이를 마주하고 이곳 해변에 서면 하나님과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내가 힘든 시기를 지날 때 어머니가 해 줬던 말이 기억났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마음이 평안치 않으면 그건 하나님의 뜻이 아니란다.? 여덟 살 난 아들과 세 살배기 딸을 보노라니 장차 이 아이들이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궁금해졌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나를 준비시켜 줬던 것처럼 나도 두 아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시켜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부모님은 우리 자매들을 좀 더 아담하고 안전한 지역에서 키우려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산타바바라로 이사했다.

어머니는 에이번 외판원, 가정부, 보모로 일하다가 간호학교에 입학했다. 어머니는 집안일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곤 했으며 얼굴엔 늘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낙천주의자는 아침에 일어나면 ?좋은 아침이에요, 주님!?이라고 말하지만 비관주의자는 일어나서 ?오 주여, 또 아침이군요.? 하고 말한단다.? 어머니는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곤 했다. 아버지는 노조 간부였으나 우리한테 관심을 쏟지 못할 만큼 일에 치이지는 않았다. 부모님은 우리에게 좋은 가정을 꾸려 주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저녁 식사 때면 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주님, 저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다리가 삐걱거리는 의자들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세계 최고의 부자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더 들어서야 난 아버지가 말한 부유함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나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다. 우리는 바닷가에 나가기도 하고 야자수가 늘어선 산타바바라의 거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드라이브를 즐기기도 했다. 앰뷸런스를 피해서 길가로 비켜설 때면 어머니는 매번 소리 내어 기도했다.

?하나님, 누군지는 모르지만 위험에 처한 그 사람과 함께 해 주소서.? 어머니의 기도를 들으며 나는 남을 생각하게 됐고 내가 어려움에 처할 때 하나님께서 나 또한 지켜 주시리라고 느끼게 되었다. 난 자전거를 교통수단 삼아 시내를 돌아다녔다. 다리가 길었던 나는 운전 솜씨가 영 서툴렀고,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기거나 넘어지는 일도 수없이 많았다. 그래도 내게 친숙한 언덕과 해변을 따라 자전거로 달리는 일이 마냥 즐거웠다. 무엇보다 나는 신문배달을 하고 싶었다.

열한 살 때 아버지가 내게 어느 신문 광고를 보여 주었다. 거기엔 ?신문배달부 구함. 이 일에 적합한 남자 환영.?이라고 써 있었다. 나는 곧 그 광고에 지원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 일에 적합한 남자는 아니지만 잘할 수 있는 여자예요. 꼭 기회를 주세요.?
1975년 설날이 나의 첫 출근 날이었다. 신문은 유난히 두꺼웠고 자전거 위에서 균형을 잡는 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페달을 밟은 지 얼마 안 돼 발이 납덩이처럼 느껴졌다. 어느 집 현관 앞에 신문을 던지다가 균형을 잃고 말았다.

난 인도 위로 넘어졌다. 다시 자전거에 타고서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손님 한 분이 나를 멈춰 세웠다. 나이가 지긋한 신사분이였다.?이런 일을 하면서 나다니면 안 되지. 이건 남자가 할 일이야.?나는 말없이 페달을 밟으면서 눈물을 참으려 눈을 깜박였다. ?두고 보라지.? 아무리 힘들어도 내 구역의 배달을 해내리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집집마다 현관 바로 앞에 신문을 갖다 놓으리라고 난 다짐했다. 나는 썩 잘해 냈고 우리 지구에서 3년 연속 올해의 배달부로 지명됐다.

나의 슈퍼모델
-가이드 포스트 2002년 11월 호 중에서-


세상이 못하는 일이 하나 있다. 세상은 은혜를 베풀 수 없다 이것은 교회가 맡아야 할 절대 절명의 사명을 지적한 말이다. 세상이 은혜를 찾을 곳이 교회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은혜에 대한 목마름, 이것이야 말로 사람들이 교회를 찾는 이유가 아닐까? 『근본주의자 성장기』라는 책에는 일본의 어느 선교사 훈련원 졸업생들의 동창회 이야기가 나온다. 한 동창생이 말한다. "한두 명만 빼고 우리는 다 믿음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자들입니다. 돌아온 사람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은혜를 만난 것입니다."

돌아온 자의 공통점/필립 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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