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열린마을 열린이야기

열린이야기

게시글 검색
엄마의 신앙 유산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3414 추천수:23 112.168.96.71
2014-11-26 09:44:22
“엄마가 보고 싶을 때는 뭐하고 지내니.” “기도해요” 빠지고 벌어진 이 사이로 미소를 흘리며 유난히도 큰 눈망울에 촉촉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막내 재영이. 우리가 재영이내 식구를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다. 우리 살롬회에서는 호스피스 환자 수첩을 꺼내어 매달 초순에 일정을 점검하는 하나의 중요한 일이 있다. 그것은 호스피스의 섬김을 받다가 하나님 품으로 가 평안을 누리고 있는 먼저간 성도들의 기일에 맞추어 1주기 추도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에게 연락하는 일이다. 호스피스와 연결되는 때는 누구나 어려운 상태에서 만나지만 이 가정은 더욱 그랬다. 아빠가 먼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1년 후 엄마마저 자궁암과 골수암으로 당시 중2, 초등 4, 초등 2년 생인 1남 2녀를 두고 하나님 품에 안긴 것이다. 우리가 섬기던 호스피스 대상자였던 집사님과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었다. 그 인연으로 우리 호스피스 팀과 연결이 되었다. 첫 만남부터 너무도 한이 많았던 자신의 인생을 저주하며 슬퍼했다. "이 박복한 년은 빨리 죽는 것이 큰복이에요. 그런데 저 새끼들 때문에 눈을 곱게 감을 수나 있을지...“ 3개월 후, 드디어 조 성도에게 그 많은 한 속에서 변화가 생겼다. 예수님을 자신의 구주로 고백하며 그 많던 한을 몇 시간의 통곡으로 쏟아 놓았다. 그렇게도 큰 고통과 통증 그리고 썩은 고름 냄새 속에서 지내던 3개월 전의 모습을 떠올리며 지금 자신에게 예수님의 사랑 향기를 맡으며 소망과 안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신기해 했다. “고통 속에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기억하는 법을 배웠어요. 나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어요? 내 남은 가족들에게 예수님 전하는 일밖에 뭐 다른 일이 있겠어요!” 조 성도는 가족 구원의 마지막 사명을 다하고 그렇게 떠났다. 마침 엄마의 1주기 추도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들른 나에게 큰아들은 중등부에서 연극을 하는데 자신이 악한 세상 속에서 천사가 되어 예수님의 소식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고 자랑했다. 그리고는 지금 자기들을 거둬 주어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살게 하는 이모집의 이종 사촌형에게 자기가 하는 연극도 보고 함께 교회 나가자고 전도를 하지만 대답하지 않는다고 원정을 요청한다. "형. 교회에 나가자. 목사님 말씀 좀 들어봐.“ "그래요. 우리 교회에서 만나요. 일영이 연극도 보면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봐요. 목사님이 많이 도와 줄테니까.” “...네” 일격을 받아 얼굴이 빨개지며 엉거주춤 교회에 나가기로 약속하는 한 살 많은 이종 형. 그는 형으로부터 교회 간다는 대답을 들은 것이 너무나 흐뭇하여 의기양양하다. 옆에서 고집불통 같던 큰오빠에게 교회 가겠다고 약속을 받아낸 오빠의 선전을 보고 있던 둘째인 딸도 호스피스 집사님이 엄마가 떠나기 전 선물했다는 엄마의 십자가를 걸고 다니며 자기들을 걷어준 이모의 딸에게 예수님을 믿고 우리 교회 함께 가자고 약속을 하지만 번번이 대답만 하고 잘 지켜지지 않아 속이 너무도 상한다고 또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자 언니는 슬그머니 일어나 추도식을 준비하는 엄마를 도와준다고 부엌으로 가면서 "이번 일요일에 가면 될 것 아냐1"라고 여운을 남겨 준다. 막내는 엄마가 떠날 때는 그렇게 크지 않던 키가 많이도 컸다. “...재영아! 엄마가 보고 싶지?” "예, 정말 엄마가 제일 보고 싶어요!“ 순간 어린 가슴에 쓸데없이 상처를 주나 싶었는데 재영이는 키만이 아니라 마음속도 꽉 차 있었다. “그런데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해요. 그러면 엄마의 음성이 들리고 엄마가 나를 안아 주시는 것 같아요, 엄마 향기가 나요. 그래서 엄마가 보고 싶어도 잘 참을 거예요! 그래야 나중에 엄마를 만나면 엄마가 나를 칭찬하실 테이니까요.“ 앞니가 빠져 벌어진 틈새로 엉성한 미소를 띤다. 부엌에서 추도식 음식을 장만하시던 이모도 우리의 대화에 끼어 들어 한 마디 거드신다. “동생을 세상은 다 버린 줄 알았는데 예수님은 버리지 않으셨어요. 그 일을 얼마나 두고 두고 감사한지 모르겠네요. 목사님 고맙습니다 " 고맙다고 수차 얘기하더니, 남편은 사업이 잘못되어 집을 나가 소식을 끊은 지 벌써 오래 되었고 생활도 어렵다며 기도를 부탁했다. 그리고는 동생 아이들 1남 2녀와 자기 아이들 둘을 혼자 맡아야 했을 때 예수님을 믿기 때문에 쉽게 결단할 수 있었고 하나님은 가진 것 없는 중에도 평안을 주신다고 고백했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흔이 잘됨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 (요한삼서 1장 2절)

- 호스피스 아름다운 봉사자/박남규 중에서 -


우리가 가진 지식이 많으면 많을 수록, 우리가 그것에 따라서 옳고 거룩하게 행하지 않는다면, 지식의 오용으로 인하여 더욱 더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될 뿐입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지니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에 대하여 스스로 자만하지 말고 오히려 당신에게 주어진 지식을 두려워하여야 할 것입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