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열린마을 열린이야기

열린이야기

게시글 검색
미경아 천국에서 만나자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2185 추천수:18 112.168.96.71
2014-11-25 11:01:49
몇년 전 내가 인도하던 제자 훈련 과정을 거친 한 형제가 있는데, 그는 항상 주변을 잘 돌아보며, 자신의 일보다도 다른 지체들의 아픔을 더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풍성한 총각 집사이다. 어느날 이 총각 집사가 찾아왔다. 그 모임에 나오던 어떤 자매가 병원에 입원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문병차 찾아가 보았더니, 전혀 소망이 없는 말기 위암을 앓고 있더란다. 총각 집사는 투병중인 자매를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는 것이다. 총각 집사의 안타까움에 밀려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한달음에 자매의 병실을 찾았다.

누워 있던 침대에서 억지로 일어나 보려 하지만 어림없는 일이기에 그냥 누워 있기를 권했다. 누워서 그렇게 맞아 미안해하는 그 마음, 지쳐 있는 중에도 반짝거리는 눈빛이 위로와 소망을 찾고 있었다. 바둑에 특별한 달란트가 있는 자매는 위기에도 꺾이지 않는 희망을 찾고 있었나 보다. 자매에게 물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자매는 가늘고 힘없는 목소리로“먹어 보는 것이 꿈이고, 소원이에요. 25일 이상을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도 힘들어요!” 위암 말기의 자매에게 공급되는 것은, 바짝 마른 팔뚝에 꽂혀 있는 주사 바늘로부터 방울져 흘러 들어가는 영양제가 전부였으니 어찌 먹고 싶은 마음이 없겠는가!

자매를 찾아오기 전에 먹었던 저녁이 왜 그리도 죄스럽던지, 자매를 위해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오직 예수님만이 자매를 위로하고 평안케 할 수 있기에. 다시 믿음을 회복하여 이 고통과 슬픔을 담당하신 주님과 함께 투병하자고 약속하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왔다. 일주일 뒤 그 자매를 다시 찾아갔다. 그 동안 침대에서 한번도 일어나지 못했던 자매가 죽그릇을 앞에 놓고 앉아 있는 게 아닌가! 그 다음 주에는 밥그릇을 앞에 놓고 앉아 밥을 맛있게 먹었고, 그 다음 주에 자매는 퇴원을 했다.

처음 병원을 찾았을 때 곁에서 간병하던 언니가 “앞으로 2-3일이 고비래요!” 하던 자매가 2∼3주간이 되자 퇴원을 한 것이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였다. 자매는 감사를 회복했고, 예수님을 만난것을 그렇게 좋아했다. 그리고 이제는 주님이 오라시면 아무 때나 믿고 따르겠다고 고백하게 되었다. 우리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퇴원한 자매의 집을 방문하였다. 자매를 위해 말씀과 정성과 기도로 섬긴 3개월은, 위대하고 강하신 주님에 대한 간증의 시간이었다. 자매는 우리 자원 봉사자들의 섬김을 통해, 통증의 고통대신 찬송을 부르게 되었고, 외로움이 변하여 감사와 풍성함을 누렸다.

그리고 두려움이 변하여 평안과 소망을 갖게된 어느날 조용히 찬송과 기도 속에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조촐한 영안실의 빈소에서 우리는 감사의 눈물로 자매를 보낼 수 있었다. 아직도 예수님을 알지 못하던 자매의 몇몇 형제들에게 천국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알려주는 이별이었다. “미경아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 오빠의 눈물어린 신앙고백처럼….

미경아 천국에서 만나자 !/박남규
목마르거든 2000년 9월 호 중에서-



한 선배의 결혼식에 친구와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선배가 결혼에 이르기까지는 마치 한 편의 연애 소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연이 많았단다. 선배 집안의 반대가 엄청났었다고. 신부는 선녀처럼 아름다웠다.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머리카락이 몇 올 남지 않은 은사 주례 선생님은 주례사를 시작되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검은 머리가 저처럼 대머리가 될 때까지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순간, 식장 안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제 대머리를 한문으로 딱 한 자로 표현하면 빛 광, 즉 광(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신랑 신부가 백년 해로 하려면 광나는 말을 아끼지 말고 해주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의 세 치 혀입니다.”“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키라는 빛광 같은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여보, 사랑해. 당신이 최고야!’라는 광나는 말은 검은머리가 대머리가 될 때까지 계속해도 좋은 겁니다.” 그런데 그 순간, 하얀 장갑을 낀 선배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선배는 신부에게 수화로 선생님의 주례 내용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에 눈물이 맺히는 건 나뿐이 아니었을 거다.

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광나는 말씀으로 주례사를 마치셨다.
“여기,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신랑이 가장 아름다운 신부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군자는 행위로써 말하고 소인은 혀로써 말한다고 합니다. 오늘 저는 혀로써 말하고 있고 신랑은 행위로써 말하고 있습니다. ”예식장은 하객들의 박수 소리에 떠나갈 듯했다.

광(光)나는 말은 아끼지 마세요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