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열린마을 열린이야기

열린이야기

게시글 검색
내 신발이 어디 갔을까?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3054 추천수:21 112.168.96.71
2014-11-26 09:41:17
내 신발이 어디 갔을까? - 브렌다 에버디언 -



어느 날 오후, 남편과 나는 치매 노인 시설에서 잠든 아버지를 옆에 두고 앉아 그곳의 노인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이들의 삶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하는 생각은 곧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시설에 가족을 보낸 이들이 익숙해져야 할 것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사람들이 옷을 서로서로 돌려가며 입는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다른 이의 옷을 입고 있고, 다른 이들이 아버지의 옷을 입고 있어도 남편과 나는 애써 못 본 척 넘어가야 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아버지가 시설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는 아버지의 시력을 검사받아 아주 좋은 안경을 해드렸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벗어서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도록 빨간색 안경끈도 달아 드렸다. 그런데 얼마 안 가 아버지는 안경도 안경끈도 모두 잃어버렸다. 직원들은 아버지가 당신의 안경을 다른 사람들의 방에 놓아 두고 손에 집히는 대로 남의 안경을 쓰고 다닌다고 얘기했다. 가만 보니 아버지는 테가 크고 색이 화려한 여자 안경을 좋아했다. 두 달 사이 우리가 찾아뵐 때마다 아버지는 그때그때 다른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것들이 아버지에게 더 잘 어울렸다. 깨끗하고 몸에 맞고 입은 사람 마음에 든다면 누구의 옷을 입었느냐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사실을 남편과 나는 깨달았다. 그 날 오후 나는 그곳에 앉아 많은 상념에 잠겼다. 우리는 우리의 욕구, 목표, 필요에 지배되어 움직인다. 우리는 인생에서 성공을 열망한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모든 것들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올해로 내 나이 서른여덟, 아직 경험 못한 것들이 많다. 2년 전만 해도 나는 이 노인성 치매라는 질환을 통해 내가 무엇을 배우게 되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었다. 이곳의 노인들은 많은 것을 소유하지 않았다. 어떤 가족은 이런 농담을 하기도 한다. "이곳으로 들어오는 것들은 모두에 의해 공유되죠. 사회주의가 가장 잘 살아 있는 곳이라니까요." 이들은 어떠한 장신구도 지갑도 돈도 지니고 다니지 않는다. 대부분 활동하기 편한 면 티셔츠와 바지 차림이다. 이틀에 한 번씩 샤워를 하고, 흰색 면 시트와 면 담요가 덮인 소박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하루 세끼 식사를 한다. 가끔씩은 그들도 어느 곳에 가고 싶다든지 무엇이 필요하다고 투정을 부리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공상과 그들이 만들어 낸 세계 속에 빠진 채 평화로워 보인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상상의 세계 속에 몇 시간이고 빠져 있는 아이들과 비슷하다. 그들이 앓고 있는 병은 그들에게 많은 곳을 여행하는 것처럼 믿게 해준다. 최근 아버지는 차를 몰고 엄마네 집에 갔다 왔다. 상상 속에서 노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부모들을 만난다. 이것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가진 즐거운 시간들의 기억이다. 인생은 사람들과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보물인 것이다.

- 내 신발이 어디로 갔을까/브렌다 애버디언/나무생각 중에서



파파파노의 크리스마스

러시아의 한 작은 마을에 파파파노라는 착한 구두 수선공 할아버지가 살았습니다. 어느 크리스마스 전날이었습니다. 그는 잠이 들었는데 꿈에 예수님이 나타나셨습니다. “내일 크리스마스날 할아버지를 방문하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방문을 약속 받고 그는 크리스마스 때만 특별히 쓰는 커피 주전자를 난로 위에 올려놓고 구둣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예수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밖을 내다보니 청소부 외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는 길 건너편을 향해 “이리 들어와요. 추운데 몸이나 녹이고 커피라도 들어요.”점심 때가 되도록 예수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한 누더기옷을 입은 여인이 홑이불에 어린 아이를 싸들고 걸어옵니다. 노인은 측은하여 그를 가게 안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아기와 여인은 행복한 듯 미소를 지었습니다.
겨울의 해는 빨리도 넘어갑니다. 이미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녁준비를 위해 올려둔 스프와 빵이 데워지고 있을 때 한떼의 거지들이 나타났습니다. 언제나처럼 노인은 그들에게 자신이 먹을 스프와 빵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거지들은 모처럼 성탄절에 행복했고 파파파노는 기뻤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녁이 되어도 예수님은 오시지 않자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 않았습니다. .결국 꿈이었단 말이지. 혹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놓쳐버렸나.. 이때 갑자기 어디선가 “파파파노 할아버지 나를 보셨지요.”꿈 속에서 들었던 예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어디 계십니까.” 묻자 “나는 오늘 할아버지 가게에 세 번이나 방문하였지요. 한 번은 청소부로. 한 번은 아기를 안은 누추한 여인으로. 한 번은 거지로 말이에요. 나에게 베푸신 따스한 사랑. 정말 감사했습니다.”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