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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이야기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3651 추천수:21 112.168.96.71
2014-11-26 09:58:50
생일 이야기
- 이강근 집사 -

7월 이맘때가 되면 내가 세상에 태어난 때라 해서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갖는다. 내가 태어난 날을 꼭 집어서 얘기하지 않은 소이는 남다른 나만의 곡절이 있기도 하지만 태어난 특정한 그 날을 반드시 지켜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지금부터 66년전 무인(戊寅)년 윤칠(潤七) 월 18일 아침 햇살이 중천에 퍼질 무렵에 태어났다. 양력으로 치면 8월말이나 9월초쯤이 내가 태어난 정확한 날이되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내 위로 두 자녀를 질병으로 잃고 난후 내가 태어나자 제발 일찍 죽지말고 장수할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냉큼 출생신고를 하면서 음력이라는 말을 빼먹는 바람에 실제 생일인 윤칠월이 양력 7월 18일로 신고가 되었다. 윤달은 4년에 한번씩 찾아오고, 윤칠월은 그보다는 더 드물게 찾아오기 때문에 내 평생에 제대로 찾아본 생일은 아홉 살엔가 특별히 마련한 생일 떡과 함께 처음으로 맞게 되었고, 남은 여생에는 아마도 진짜 생일인 윤칠월이 올 것 같지는 않다. 나의 생모님은 식구들의 생일보다는 조상들의 제사를 더 중히 아셨기에 제삿날에는 닭을 잡고 음식을 크게 장만하셨지만 우리들의 생일날이 되면 이른 아침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히시고 몇 가지 정갈한 찬을 만들어 돗자리 위에 차려놓고 열심히 손을 비벼가며 기도를 드린 후에 흰쌀밥으로 아침을 먹는 것이 전부였다. 내가 결혼한 후에는 우리 부부가 의논해서 음력 양력을 편리한대로 왔다 갔다 하며 생일을 맞았고, 군 지휘관이 되어서야 비로소 상급 지휘관이 보내주시는 축하주나 축하 메시지가 있었으므로 이때부터 양력으로 굳어진 셈이다. 금년에는 늘 음력으로만 치르시는 어머님이 생신과 중복이 되어 내 생일은 또 음력으로 밀려나거나 명년으로 이월될 것 같다. 나는 이 때가 되면 생일날짜에는 별 관심이 없고 골똘히 생각게 되는 것이 하나님께서 이 기나긴 영겁의 세월 속에 나를 왜 꼭 이 시대에 태어나도록 역사하셨을까 하는 상념에 묻히곤 한다. 선조들이 어렵게 살던 굶주렸을 시대도 아니고 불확실한 미래도 아닌 적절히 중요한 이 시대에 태어나게 하심에 우선 감사하기 그지없고, 태어난 후 덧없는 세월이 그동안 많이도 흘렀지만 내 사는 동안 그 분의 자녀로 삼아주시고 감싸주셔서 더더욱 감사할 뿐이다. 남은 여생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백발은 늙은 자의 면류관이요”(잠16:31) “늙은 자의 아름다운 것은 백발”(잠20:29) 이라고 말씀 하셨으니 육신은 더 늙어가더라도 남은 생일 날들이 아름다운 백발의 보람속에서 맞아질 수 있도록 차분하게 마음 가다듬으며 사명 감당하리라 다짐해 본다.

-2004. 양력 7월 생일에-


네 아버지는 하나님이시지

어느 시골에서 한 소년이 늘 주위 사람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았습니다. 소년의 어머니가 처녀 때 낳은 사생아였기 때문입니다. 동네 사람들은 그 소년의 아버지가 누구일까 하며 수군거렸습니다.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던 소년은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해 너무 외롭고 괴로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 소년이 열두 살이 되었을 때 마을에 있는 교회에 목사님이 새로 부임하셨습니다. 그 목사님의 설교가 은혜스럽다는 소문이 나자 그 소년은 설교를 듣고 싶어졌습니다.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대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으나 여러 번 망설인 끝에 용기를 내어 주일 아침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예배시간이 시작된 후에 들어가서 조용히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처음에는 말씀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지만 한 번 두 번 나가면서 하나님의 사랑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그 소년은 주일만 되면 발길이 교회로 닿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 소년은 점차 하나님 아버지께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늦게 가서 뒷자리에 앉았다가 예배가 끝나기가 무섭게 쏜살같이 집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과는 달리 예배를 마치고 조금 늦게 어른들 사이에 숨어 예배당을 빠져 나오는데 누군가가 소년의 어깨를 잡으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넌 누구냐? 누구의 아들이지?" 돌아보니 거기에 목사님이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목사님은 곧 이어서 사랑이 가득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아! 네 얼굴을 보니 누굴 닮았는지 알겠구나. 네 아버지는 하나님이시지!" 이 소년은 목사님의 이 따뜻한 말 한 마디를 통해 변화되었고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년의 이름은 벤 후퍼입니다. 그는 미국 테네시 주에서 주지사로 두 번이나 당선되었고 사회와 교회에 아름다운 삶의 본을 남겼습니다. 후에 그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일 예배 후 목사님께서 제게 하신 그 한 마디가 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낮은 울타리 2004년 5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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