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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회 (yeolin) 조회수:1676 추천수:21 112.168.96.71
2014-11-25 13:38:43
92년 10월, 나는 추락사고로 척추에 중상을 입게 되었다. 활동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사업가에서 휠체어를 타는 인생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나는 항상 나의 독립심 강한 성격을 자랑스러워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의지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의기소침해졌다.

내가 잘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딸과 사위가 컴퓨터를 사다 주었다. “이 컴퓨터가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 줄 거예요.” 딸아이가 말했다. 중고 사무용 가구점을 하는 한 친구는 내 서재의 실내장식과 어울리는 컴퓨터 책상과 서류장을 주겠노라고 했다. 마침내 모든 것들이 나에게 맞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걸까?

얼마 후 서류장이 도착했다. 색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서류장을 바꾸어 달라고 했다. 새 것이 오려면 한 달은 족히 걸릴 것이다. 사고를 당하기 전이라면 이런 일 정도는 별로 불쾌한 일이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그 일이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일처럼 느껴졌다. ‘소용없는 짓이야. 어떤 것도 내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눈에 거슬리는 그 서류장을 별 생각도 없이 찬찬히 살펴보았다. 맨 윗 서랍이 잠겨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궁금해진 나는 가까스로 그것을 열었다. 서랍의 한쪽 홈에 아주 오래된 40센티미터짜리 자작나무 자가 끼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자에는 다음과 같은 메모가 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주님, 오늘만은 저는 지금 제 앞에 있는 12시간을 헤쳐나갈 겁니다. 그리고 그 12시간 동안 모든 삶의 문제들을 단번에 해결하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내 생각을 바꿔 무언가 유용한 것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친구나 친척, 동료의 결점을 지적하지 않으며 남을 변화시키고 개선시키려 하기보다 나 자신을 바꾸고 개선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계획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실행하지는 못할지라도 계획을 함으로써 조급함과 우유부단함이라는 두 개의 적으로부터 나를 지킬 것입니다. 선한 일을 하고 비밀로 간직하겠습니다. 누군가 알게 된다면 그 일은 선한 일을 한 것에 넣지 않겠습니다. 나 자신을 믿겠습니다.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세상도 나를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그 메시지는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에 내게 왔다. 그러니까 서류장도 바로 꼭 알맞은 때에 왔던 것이다. 3년이 지났지만 나는 지금도 그 서류장을 가지고 있다. 색깔도 어울리지 않고 영 마음에 들진 않지만 모든 것이 마침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던 그날에 대한 기념으로 말이다.

-기이드 포스트 2000년 1월호 중에서 -

딸아이 아비가일을 교회에서 운영하는 유아원에 입학시키면서 나는 딱 한 번만 그 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해보기로 했다. 이제까지 내가 다닌 교회 중에 마음이 편하게 느껴지는 교회는 없었다. 그런데 성 요한 교회 사람들은 무척 친절해 나는 계속 그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처음으로 나는 진정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고 느꼈다. 내겐 그런 소속감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왜냐면 그 고장에 친척이라곤 시댁 식구 외엔 아무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우리 조부모님이 수년 전 잠시 그곳에 산 적이 있지만 거기서 남쪽으로 약 144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정착했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자주 이사를 해서 난 늘 새로 온 낯선 아이였고 외부인이었다. 결혼했을 때도 남편이 계속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우리는 한 곳에 정착할 수가 없었다. 옮겨 가는 곳마다 교회에 출석하긴 했지만 나는 결코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나는 성 요한 교회에서 여러 가지 활동에 몰두했고 그 교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새신자 과정도 시작했다. 성경 공부에도 참여했다. 어딘가에 소속되었다는 사실에 나는 무척이나 흥분했다. 어느 주일날 나는 새로 사귄 친구에게 말했다. “여기에선 사람들이 교회 식구들에 대해 얘기할 때 정말이지 한 가족처럼 느껴져요!” 그녀는 대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서로 친척이거든요. 대대로 이 교회 신자인 가족들도 있답니다.” 갑자기 내가 다시 외부인처럼 느껴졌다. 교회 사람들이 나를 교회식구로 인정하고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새신자 과정을 하면서도 나는 계속 궁금했다. ‘주님, 제가 이 교회에 ‘진정’ 속해 있는 겁니까?’ 마침내 나는 그 교회의 정식멤버가 되었다. 후에 다른 지방에서 가진 가족 모임에서 나는 내 입교 증서를 자랑했다. 그때 고모님이 감탄하며 외쳤다. “어머, 성 요한 교회에 다니니? 거긴 너희 할아버지가 1919년에 안수를 받은 곳이란다!”

-기이드 포스트 2000년 7월호 중에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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