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열린마을 열린이야기

열린이야기

게시글 검색
춤추는 사람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2231 추천수:18 112.168.96.71
2014-11-25 10:19:00
차를 몰고 고속도로나 터널을 지나간 적이 있다면 당신은 통행료 징수대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당신의 관계가 세상에서 가장 기계적인 만남들 중의 하나다는 사실을 알것이다. 당신은 징수원에게 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거나 한 다음에 차를 몰고 그곳을 떠난다. 그것이 전부다. 오클랜드 섬과 샌프란시스코를 잇는 금문교에서 17개의 통행료 징수대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수천 번도 넘게 그 징수대들을 통과했지만 어떤 직원과도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 있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다. 그냥 날마다 기계적으로 돈을 내고 받고 지나갔을 뿐이다.

1984년 어느날 아침. 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점심 약속 때문에 다리를 건너기 위해 통행료 징수대들 중 하나로 차를 몰고 다가갔다. 그때 내 귀에 큰 음악소리가 드렸다. 마치 파티석상에서 울려 퍼지는 댄스 뮤직이거나 마이클 잭슨이 콘서트라도 열고 있는 것 같은 요란한 음악이었다. 나는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차문이 열려 있는 차는 한 대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른 차에서 들려오는 사운드 트랙이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통행료 징수대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 한 남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내가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그가 말했다. "난 지금 파티를 열고 있소." 나는 다른 징수대들을 둘러보았지만 그 사람말고는 아무도 몸을 움직이는 이가 없었다. "그럼 다른 사람들은 왜 가만히 있지요?" "그들은 초대받지 않았수다." 물어볼 게 많았지만 뒤에서 기다리는 차가 경적을 울려댔기 때문에 나는 차를 몰고 그곳을 떠나야지 하고 ........ 그의 눈빛은 그 통행료 징수대 안에 뭔가 마술적인 것이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몇 달 뒤 나는 그 친구를 다시 발견 했다. 그는 아직도 통행료 징수대 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아직도 혼자서 파티 중이었다.

내가 다시 물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요?" 그가 말했다. "당신 지난 번에도 똑같은 걸 물었던 사람 아니오? 기억이 나는구먼. 난 아직도 춤을 추고 있소. 똑같은 파티를 계속 열고 있는 중이라니까." "그럼 다른 사람들은 왜 가만히 있죠?" 그러자 그는 다른 통행료 징수대들을 가리키며 되물었다. "당신 눈에는 저 칸막이들이 어떻게 보이슈?" "그야
통행료 받는 곳으로 뵤이죠." 그가 소리쳤다. "저어어어언혀 상상력이 없구먼!" 내가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상상력이 없다는 걸 인정하죠. 그럼 당신 눈에는 저것들이 어떻게 보입니까?

그는 말했다. "수직으로 세워 놓은 관들이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내가 그걸 증명해 보이겠소. 매일 아침 8시 30분이면 살아있는 사람들이 저 안으로 들어가지. 그들은 저 안에서 여덟 시간동안 죽어 있는 거요. 오후 4시 30분이 되면 그들은 무덤에서 밀어난자처럼 저곳을 걸어나와 집으로 가는 거요. 여덟 시간 동안 두뇌는 죽은 자처럼 정지해 버리고, 오직 돈 세는 일에만 매달려 있지. 오직 그 일에 필요한 동작만 하면서 말이오." 난 놀랐다. 이 친구가 자신의 직업에 대해 하나의 철학, 하나의 신학을 발전시켰던 것이다. 나는 그 다음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당신은 왜 다르죠? 당신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군요."그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걸 물을 줄 알았지. 난 댄스 교사가 될 꿈을 갖고 있소. 춤 가르치는 선생 말이오. 그래서 이곳에서 통행료를 받으며 열심히 춤 연습을 하고 있는 거요." 그는 건너편에 있는 사무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곳에서 내 월급을 주지. 말하자면 저 사람들이 내 춤 교습비를 대 주고 있는 거요." 정확히 똑같은 상황에서도 열여섯 명은 죽어 있는데. 열일곱 번째 사람은 '살아 있는' 길을 발견한다. 당신과 내가 사흘도 지겨워서 못 견딜 그건 좁은 공간 안에서 이 사람은 파티를 열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그 사람과 나는 점심을 같이 먹었다.

그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내 직업을 따분하게 평가하는 걸 난 이해 할 수 없소. 난 혼자만 쓸 수 있는 사무실을 갖고 있는 셈이고, 또한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소. 그곳에선 금문교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버클리의 아름다운 산들을 다 구경할 수 있소. 미국 서부의 휴가객 절반이 그곳을 구경하러 헤매다 몰려오지 않소. 그러니 난 얼마나 행운이오. 날마다 어슬렁거리며 걸어와서는 월급까지 받으며 춤 연습을 하면 되거든요."

춤추는 사람/찰스 가필드 박사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