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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막내딸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1797 추천수:17 112.168.96.71
2014-11-25 13:44:03
2001년 3월호 주부편지에서 "뉘 죄로 이런 자식을 낳았을까요?"라는 글을 읽으며 우리 부부는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자매임을 믿고 생면부지의 독자가 감히 글을 올립니다. 4년 전, 막내딸이 태어났을 때, 우리 부부는 얼마나 놀라고 두려워했으며 절망 속에서 허덕였는지요. 아기의 왼편 손에는 가운데 세 손가락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엄지와 새끼손가락만이 그것도 마디가 하나 정도나 될까 싶게 작고 가늘게 붙어있는 손가락이었습니다. '단지증(短指症)'의 일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부부는 그 때 처음으로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체험했습니다. 둘이서 부등켜안고 함께 울고, 각기 홀로 있을 때 또 쓰라린 눈물을 흘리기를 얼마동안이나 계속 했습니다. 더욱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것은 교회 생활을 하지도 않을 때 낳은 두 아이는 저렇게 건강하고 정상적인 아이들인데, 막내는 임신 사실을 알고 부터 우리 부부는 물론이고 온 교회 성도들의 기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출산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정 네 식구가 가정 예배를 드릴 때마다 "이 아기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쓰임 받는 아기가 되도록 해 주옵소서" 뜨겁게 기도한 아기입니다. 아기의 이름도 <예지. 예수님의 지혜)라고 지어 놓고 기다린 아기였습니다. 우리는 울면서' 그래도 우리가 무엇을 잘못 했길래...' 라는 생각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 그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들추시어 응징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그 시선을 우리의 현재와 미래에 두고 계실 것입니다. 요한복음에서는 날 때부터 소경 된 자가 누구의 죄 때문에 소경되었는가의 쟁점을 두고,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라고 단정하셨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관심은, 우리 자녀들이 현재와 미래에 하나님의 영광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에 만 있으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미래에 우리에게 더 큰 상급을 주시기 위하여, 우리의 막내 예지에게 이런 손을 주셨다고 믿습니다. (현재의 원인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서 찾는다는 것은 인간적인 사고체계에서는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지만 영원 안에 계신 하나님의 세계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저희도 하나님이 보시는 것처럼 하나님의 영광에 참례 할 예지의 미래와 우리 가정의 미래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기로 했습니다. " 주님께서는 집사님 내외분의 믿음을 보시고, 이런 아기를 맡아서 키우기에 합당하다고 여기셔서 그 가정에 보내셨을 겁니다" 어떤 교우의 위로가 하나님의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기도는 구체적으로 열렸습니다. "하나님, 예지가 크면서 아이들에게 혹 놀림을 당할 때라도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예지의 마음에 주님의 사랑의 연고(軟膏)약을 미리 발라주십시오. 그리고 예지가 말을 알아들을 때부터 말씀으로 무장을 하도록 붙들어 주소서" 예지가 벌써 다섯 살이 되었습니다. 왼손을 잘 쓰려고 하지 않고 신발 끝을 매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아이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어렵고 불편한 일이 많이 생길까....하지 인생이란 어차피 힘들고 곤고한 것 아닙니까. 예지는 조금 더 힘들겠지요. 예지가 이 손으로 하여 주님을 더 가까이 하게되고 그래서 주께서 허락하신 축복에 더 확실하게 참예하고 천국을 침노하여 천국을 누리는 삶을 살 수만 있다면 그것이 더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저희는 예지의 왼손을 "하나님이 주신 예쁜 손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주위의 아이들이 이상하게 여기고 물을 때면 "정상" "비정상" 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지 않고 "다른 손"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정상인(?) 들이 장애인들을 장애인이라고 부르지만, 이것은 정상인(?) 들의 시각에서 나온 말일 뿐, 장애인들 편에서 "비장애인"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뉘죄로 이런 자식을 낳았을까요?"를 쓰신 두 분의 상심과 슬픔이 얼마나 크시겠습니까. 저희도 그 아픔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이를 낳은 뒤, 일주일간을 울고 울다가 읽었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주님의 위로를 받으십시오. "이와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 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롬8;26) 제가 아파서 몸부림 칠 때에 함께 탄식하시면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생각하고서는 슬퍼하던 것을 멈출 수가 있었습니다.

- 이철, 현숙열/주부편지 2001년 10월 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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