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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선물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1879 추천수:17 112.168.96.71
2014-11-25 13:43:15
"장래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약속하렴.” 예스터이어즈 선물 가게를 나오면서, 나는 스물한 살 된 아들, 제이슨에게 말했다. 제이슨은 주말을 집에서 보낸 후, 샌디에고에 있는 대학으로 다시 향했다. 네 살 된 럭키가 현관에서 뛰어올라 이복형의 팔에 안겼다. “또 보자, 수퍼맨.” 제이슨이 럭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제이슨은 지금 나의 남편 빌과,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인 럭키와 열두 살 캐틀린과도 항상 친하게 지냈다. 럭키는 저녁을 먹지 않으려 했고, 배가 아프다면서 칭얼거렸다. “그저 감기일 뿐입니다.” 의사가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러나 일 주일 후에도 럭키는 여전히 고열에 시달렸고 구토도 했다.“이건 감기가 아니라구요. 애를 큰 병원에 데려가야 겠어요.” 남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급실에서 럭키는 이동침대에 눕혀져 급히 실려 갔다. ‘하나님, 우리 아이에게 뭐가 잘못됐는지, 부디 저들이 알아내게 해주소서.’나는 애원했다. 마침내, 의사가 진단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치료를 시작했나요?”나는 물었다. “안됐습니다만, 그보다 더 복잡합니다. 바이러스가 럭키의 간에 침투했습니다.

앞으로 열두 시간 내에 간을 이식 받지 않으면, 아이의 몸은 완전히 기능이 정지될 것입니다. 럭키를 장기 기증자 명단의 제일 첫번째에다 올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 딱 맞는 기증자를 찾을 가망성은 매우 희박합니다.”나는 너무나 많은 일들에 대해 염려했지만, 이런 일은 단 한 번도 마음속에 그려본 적이 없었다. 남편의 팔이 나를 붙잡았다. 그의 차분한 말이 내 울부짖음을 뚫고 들려왔다. “여보, 럭키를 위해선 우리가 강해져야 해. 아마 우린 기증자를 찾게 될 거야.” 남편이 말했다. 하지만 그게 제 시간 안에 과연 이루어질까? 남편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리기 위해 제이슨과 캐틀린에게 전화를 하러 갔다. “애들한테 오지 말라고 하세요.” 내가 말했다. 내 어깨에 무언가가 스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엄마?” 돌아보니 제이슨과 캐틀린이었다. 나는 급히 눈물을 훔쳤다. 마침내 의사가 들어왔다. “기증자를 찾았나요?” 나는 벌떡 일어나 물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맞는 사람이 없군요.” 의사가 내게 말했다. 나는 의자에 푹 주저앉았다. “시간이 없습니다.” 그는 이어서 말했다. “이제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살아 있는 기증자인 것 같군요.”의사는 살아 있는 기증자의 간에서 삼분의 일을 잘라 럭키의 몸에 이식할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기증자가 회복되려면 몇 개월은 걸리겠지만 장기적인 부작용은 전혀 없을 겁니다. 간은 시간이 지나면 재생될 테니까요.” 의사가 말했다. 그때, 제이슨의 목소리가 그 모든 것을 헤치고 터져나왔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명료하고 강력했던지, 나는 말하고 있는 사람이 제이슨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다시 살펴보아야 했다. “제가 하겠어요.” 제이슨이 말했다. “엄마, 제가 원하는 일이예요.” 제이슨이 말했다. 의사는 검사를 위해 제이슨을 캘리포니아 대학병원(UCLA;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편집자 주)까지 헬리콥터로 이송되었다. “제이슨, 정말 자신 있니?”“지금까지 겪었던 어떤 일보다도 더 자신 있다구요.” 제이슨이 말했다. “우리 기도해요.” 내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고개를 숙였고 나는 선 채로 우리 가족을 부등켜 안았는데, 그때 갑자기 난 자유로움을 느꼈다. 마치 걱정거리들이 너무 무거워 내가 그것들을 놓아 버려야 했던 그런 느낌이었다. 하나님께서 이제 그것들을 가져가실 것이다.

우리는 서로 떨어졌고, 제이슨은 복도를 따라 수술실로 옮겨지면서 우리에게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수술 팀장이 수술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우리를 보며 녹초가 된 채 미소를 보냈다. “매우 잘됐습니다. 이제 환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회복실에는 나의 두 아들이 나란히 누워 있었다. 제이슨은 산소 마스크를 끼고 있었고 럭키는 기계 밑에 있어 몸이 거의 가려진 상태였다. 눈물이 내 볼에 넘쳐 흘렀다. 몇 개월 후 럭키는 다시 우리 가게 입구에서 수퍼 영웅처럼 뛰어놀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제이슨은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학교로 돌아갔다. 그것은 바로 간호학을 공부하겠다는 목표였다. 나는 제이슨이 그토록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집중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아직도 아이들에 관해 염려한다. 물론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어떤 일이 있든지 하나님께서는 그곳에 함께 계시며, 또한 내가 걱정하는 것만큼 하나님께서도 우리 아이들을 걱정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또한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자녀들 모두가 성장기의 고통을 잘 이겨내도록 인도해 주시는 것은 물론, 그들의 엄마까지도 인도해 주신다는 걸 말이다.

-가이드포스트 99년 11월 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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