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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와 바위의 사랑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736 추천수:17 112.168.96.71
2014-11-26 10:06:50
갈바람이 솔씨 한 알을 품고 높은 산등성이를 오르고 있었어요. "아가, 너를 살기 좋은 땅에 내려줄게. 거기서 아주 큰 나무가 되렴." 솔씨는 큰 나무를 그려보았어요. 새들이 날아와 노래하고 구름송이들이 쉬어 가는 큰 소나무‥‥ 솔씨는 행복한 꿈에 푹 젖어들었어요. 아쿠!" 상수리나무숲을 지나가던 바람의 긴 옷자락이 그만 튀어나온 가지에 걸리고 말았어요. 그 바람에 품었던 솔씨를 떨어뜨리고 말았지요. 솔씨는 커다란 바위틈 깊숙이 떨어졌어요. "어쩌나!" 바람은 바위 위를 맴돌다가 하는 수 없이 혼자 산마루를 넘어가 버렸어요. 깊숙한 바위틈에서 솔씨는 겨우내 몸을 웅크리고 울기만 했습니다. 좋은 땅에서 뿌리를 든든히 내리고 큰나무가 되겠다던 꿈도 안개처럼 소리 없이 사라져버렸어요. "얘야! 이제 곧 봄이 온단다. 그만 슬퍼하고 싹을 틔울 준비를 해야지?" 바위가 나직한 목소리로 솔씨를 달랬어요. "이런 곳에서 어떻게 싹을 틔워요? 다리를 뻗을 곳도 없는데." 절망에 빠진 솔씨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어요.
"무슨 소리. 생명을 주는 햇빛이 있고 물이 있지 않니? 가만가만 찾아보면 뿌리내릴 곳도 있을 거야 네가 자라면 저 넓은 바다와 갈매기의 춤도 볼 수가 있단다. "솔씨는 못들은 척 눈을 감았습니다. 그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왔습니다. 새소리가 들리고 따뜻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아, 목말라!"
솔씨는 목을 축이려 고개를 들어보곤 갈짝 놀랐어요. 바위가 한 방울 두 방울 봄비를 모아 틈새로 흘려 보내고 있었어요. "바위님 고마워요." 바위는 빙그레 웃으며 솔씨를 바라보았어요. 한없이 포근한 눈빛이 솔씨의 가슴을 따스하게 물들였습니다. 갑자기 솔씨는 바빠졌어요. 싹을 틔우기 위해 쉴 새 없이 물을 빨아들였습니다. 해가 질 무렵에만 바위틈으로 드리워준 햇살 몇 올을 품으며 힘껏 다리를 뻗었어요. 바위는 이 작은 생명을 고이 보듬고 감싸주었지요. 햇빛을 바래느라 아기소나무는 서쪽으로 목과 등이 꾸불텅해졌지만 키는 쑥쑥 자랐습니다. "아!" 드디어 바위틈새를 벗어나던 날 아기소나무는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출렁이는 큰 바다와 푸른 물결위를 힘차게 나는 갈매기들‥‥ "어떠냐?" "굉장하군요."
아기소나무는 기뻤습니다. 이젠 햇빛을 얼마든지 쪼일 수 있고 비가 오는 날이면 온 몸을 말끔히 씻을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큰 걱정이 생겼습니다. 소나무가 자라는 만큼 바위틈이 점점 벌어지기 시작한 거예요. 소나무를 사이에 두고 바위의 한쪽은 벼랑 밖으로 점점 밀려나고 있었어요. "어떡하면 좋아요? 제 몸이 더 이상 자라지 말아야 하는데." 아기 소나무는 울상이 됐어요. "아니다. 얘야. 내 반쪽이 벼랑으로 굴러 떨어져도 나는 네가 튼튼히 자라는 것이 더 좋단다." 해가 가고 달이 가자 반쪽의 바위는 이제 벼랑끝으로 밀려나 있었어요.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듯 아슬아슬해졌습니다. "안돼!" 소나무는 울음을 참고 뿌리를 길게 뻗어 바위를 감싸안았습니다. 단단히 끌어안아야 바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뿐이었어요. 마침내 소나무의 한쪽 뿌리는 온통 바위에 엉겨 붙었습니다. 벼랑 쪽의 바위는 소나무의 한쪽 뿌리를 꽉 눌러 붙잡았어요. 소나무는 바위를, 바위는 소나무를 서로 꼭 품고 끌어안았습니다. 큰 나무가 되지 못해도 몸이 두 쪽으로 갈라져도 소나무와 바위는 행복하기만 했어요.
"우리는 이제 한 몸이에요." "소나무야, 고맙구나." 수십 년이 지났지만 거센 비바람도 눈보라도 벼랑 위의 둘 사이를 갈라놓지 못했습니다.

-동화/조임생/목마르거든 2004년 9월호 중에서-


<돼지 잡는 아저씨>

내 별명은 돼지 잡는 아저씨입니다. 은행 창구에 앉아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들고 오는 돼지 저금통을 뜯어 통장에 예금시키는 일이 나의 주 업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엄마 등에 업혀 온 귀여운 사내아이가 돼지 한 마리를 내밉니다. “저축 많이 했구나. 착하네.” 칭찬을 받아 기분이 좋은지 아이와 엄마는 활짝 웃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주 희귀한 것을 한 마리 잡았습니다. 한 아이가 비둘기 저금통을 가져온 것입니다. “어...손님, 이 비둘기는 못 잡습니다. 예쁜 눈으로 저를 흘겨보잖아요 헤헤.” 어설픈 나의 농담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이의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으앙... 엄마, 내 비둘기 죽는 거야? 살려줘요” 나는 우는 아이를 달래며 되도록 상처가 적게 나도록 비둘기 배를 갈랐습니다. 그리고 동전을 꺼낸 뒤 투명 테이프로 다시 잘 붙여 돌려주었습니다. “아가야 이 비둘기는 배가 아파서 아저씨가 고쳐 준거야. 다음부턴 이 축구공에 저금하자, 알았지?” 아이는 돈을 많이 모아 스케이트를 사겠다며 비둘기와 축구공을 품에 안고 행복한 얼굴로 돌아갔습니다.

-TV동화5/행복한 세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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