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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항상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있는 법이니까요”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888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6 09:45:31
“인생에는 항상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있는 법이니까요”

-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
2001년 8월 28일, 신참 소방관 마이클 고럼바가 한 자동차 수리점에서 일어난 화재와 싸우던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나는 시장에 당선되면서 우리 시 공무원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공무 중 사고를 당하면 지체 없이 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맹세한 바 있었다. 뉴욕 시민을 위해 목숨을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랬기에 마이클 고럼바의 사고 소식을 들은 즉시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젊은이의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해 있었다. 그녀에겐 어떤 위로의 말도 소용없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지난 열 달 사이에 갑작스럽게 아버지와 남편을 차례로 잃었다. 그런데 이제, 그토록 사랑하던 아들마저 잃은 것이다. 그러나 고럼바 부인은 슬픔을 삭여 가면서 누구보다도 빨리 냉정을 되찾았다. 이들 가족과 함께 대기실에 앉아 있던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녀는 심지어 슬픔에 잠긴 다른 친척들을 위로하기도 했으며 아픈 가슴을 달래며 아들의 장례 절차를 의논했다. 그러자 가족들 가운데 누군가가 고럼바 부인의 딸이 다음 달에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결혼식을 미루는 게 좋겠어. 이런 일이 생긴 판에 어떻게 결혼식을 해?" 한 친척이 말했다. 그러나 고럼바 부인의 의지는 확고했다. "미루면 안되지요. 어떻게든 결혼식은 올려줘야지요." 나는 깜짝 놀랐다. 어찌 이다지도 차분할 수 있단 말인가? 내 눈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나는 고럼바 부인에게 다가가 물었다. "부인께선 이렇게 끔찍한 일을 당하시고도 어떻게 그리도 의연하십니까? 도대체 부인의 그런 힘과 집중력은 어디서 나옵니까?" 그녀는 대답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면, 저는 살면서 아주 행복했던 때를 떠올린답니다. 그러면서 그때보다 더 감사하고 기쁜 마음을 지니려고 애쓰지요. 시장님도 그렇게 해보세요. 지금 제 앞에는 두 가지 일이 놓여 있습니다. 먼저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제가 해야만 하고 또 앞으로 할 일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는 딸의 결혼식이에요. 저는 이 일에 온 마음을 쏟을 겁니다. 왜냐고요? 인생에는 항상 기쁨과 슬픔이 함께 하는 법이니까요. 바로 제 아들이 바라고, 또 제 딸에게 필요한 일입니다." 나는 고럼바 부인을 가만히 끌어안고 작별의 입맞춤을 나눈 후 병원을 나섰다. 그리고 이튿날, 나는 다시 사람들이 밤을 세우고 있는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고럼바 부인은 나를 보더니 딸을 데리고 다가왔다. "가족 가운데 남자라고는 한 사람도 남아있질 않군요. 이 아이를 결혼식장에 데리고 들어갈 사람이 없어요. 아들이 죽기 전에도 우리 가족은 시장님을 무척 존경했습니다. 그러니 제 부탁 좀 들어주세요." "예, 기꺼이 해드리겠습니다." 결혼식은 9월 16일에 열릴 거라고 했다. 그리고 나서 9월 11일 아침, 공포의 그날, 그날은 전세계가 그랬겠지만 비극과 광란, 그리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으로 점철된 하루였다. 세계 무역센터 건물이 천둥소리 같은 굉음을 내며 무너지던 순간, 나는 더 이상 살아서 밖으로 나갈 확률이 없어 보였다. 마침내 암흑과도 같은 먼지를 헤치고 밖으로 기어 나오니 지금까지 한번도 본 적 없는 처참하고 충격적인 모습이 눈앞에 놓여 있었다. 황급히 지휘본부로 향하던 내게 문득 고럼바 부인의 말이 떠올랐다.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천국과 지옥을 함께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일 못지않게 그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기쁜 마음으로 품어주는 일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9.11 테러의 거친 여파를 헤쳐 나올 수 있었던 데는 수백 건에 달하는 눈물겨운 구조 노력과 구사일생의 무용담, 목숨을 잃은 소방관들과 경찰관들,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이 보여준 영웅적이며 위대한 행동이 큰 힘이 되었다. 그것은 인간애의 발로였다. 이들의 묵묵한 행동에 대한 보답으로 온 국민이 보여준 불굴의 애국심에도 감사를 표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그 속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이었을 것이다. 9.11 테러 당일은 물론이고 그후 일주일 동안은 정말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러나 이처럼 정신없는 와중에도 나는 한순간도 고럼바 부인의 말을 잊지 않았다. 기자회견장에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기자들에게서 정말로 결혼식에 참석할 거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물론입니다. 지금 저에게 그보다 중요한 일은 없으니까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결혼식 날 교회 밖에 줄을 선 하객들이 적어도 몇천 명은 넘었던 것 같다. 이들은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고 온 거리를 희망과 낙관으로 가득 채우면서 진심으로 두 젊은이의 새출발을 기뻐해 주었다. 나는 불과 일주일 전에 한 평생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경험, 바로 조국이 혹독한 재앙에 빠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하지만 보라, 결국 이렇게 살아남아서 생의 최고의 기쁨, 서로를 깊이 사랑하며 인생을 함께 꾸려갈 아름다운 두 젊은이를 축복해 줄 수 있는 기쁨을 누리고 있지 않은가. 고럼바 부인이 옳았다. "인생에는 항상 기쁨과 슬픔이 함께 하는 법이다."

-나를 바꾼 그때 그 한마디/여백미디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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