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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식탁보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833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7:00:17
특별한 식탁보

리처드 비우만
어느 젊은 목사가 오래된 교회에 부임하게 되었다. 웅장한 건축물로 부유한 그 지역의 중심이 되었던 교회였다. 이제 그 지역은 쇠퇴하여 교회 모습도 형편없이 변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 부부는 아주 기뻐하며 그 교회를 다시 지난날의 웅장한 모습으로 복구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1948년 10월 초 부임하자마자 목사 부부는 교회에 칠을 다시 하고 보수를 하는 등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그 해 크리스마스 이브 예배를 아름다운 교회에서 드리겠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폭풍우가 몰아쳐 폭우가 쏟아졌다. 교회 제단 바로 뒤 낡은 지붕에서 흘러내린 비가 교회 벽을 적시고 마치 스폰지처럼 물을 흡수하더니 결국에는 벽 일부가 떨어져 나가며 큰 구멍이 생겼다. 목사 부부는 망가진 벽을 쳐다보고 낙심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때까지 그 벽을 보수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난 석달 동안의 노력과 작업이 허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젊은 부부는 그런 일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으리라고 믿으며 젖은 벽 조각들을 치웠다. 그 날 오후 낙심한 부부는 중고등부에서 주최하는 자선 경매에 참석했는데 그 경매에서 450cm에 달하는 길이의 금색과 아이보리색의 낡은 식탁보 하나를 발견했다. 어떤 영감이 떠올라, 목사는 6불 50센트라는 거금을 주고 그 물건의 주인이 되었다. 목사에게 떠오른 영감은, 제단 뒤 벽에 난 구멍을 그 식탁보로 가리는 것이었다. 크리스마스 전날은 눈보라가 몰아쳤다. 교회 문을 잠그고 나오던 목사는 근처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한 중년 부인을 발견했다. 버스가 오려면 최소한 삼십 분은 기다려야 했기에 목사는 부인에게 교회에 들어와 몸을 녹이라고 배려했다. 알고 보니 그 부인은 그 지역 사람이 아니었고 그 동네의 유명한 부자 집에서 유모를 구한다는 것을 듣고 면접을 보러 온 사람이었다. 그녀는 전쟁 피난민인데다 영어까지 서툴러 결국 유모 일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고개 숙여 기도한 후 그 부인은 교회의 뒤쪽 의자에 앉아 있었다. 벽에 식탁보를 걸고 있던 목사에게 관심이 없던 부인이 식탁보를 보자마자 제단 쪽으로 달려 나왔다. “제 거예요, 제 만찬용 식탁보가 틀림없어요!”하고 그 부인이 외쳤다. 흥분한 부인은 깜짝 놀란 목사에게 그 식탁보에 관한 얘기를 들려 주고 한 쪽 구석에수놓아진 자신의 이름까지 찾아서 보여 주었다. 그 부인과 남편은 한 때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살았는데, 2차 대전 직전 나치에 반대하다가 스위스로 이주하기로 결심하였다. 하지만 남편은 둘이서 함께 가면 위험하니 따로 가야한다고 고집하여 부인이 먼저 스위스로 떠나게 되었다. 나중에 그녀는 남편이 나치 수용소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감동이 된 목사는 그 식탁보를 그녀에게 주려고 했다. 그 부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에 자신에게는 그 식탁보가 더 이상 필요 없고 제단 위에 있는 편이 더 아름답다며 작별 이사를 하고 떠났다. 크리스마스 이브 예배의 촛불 아래 그 식탁보는 더없이 아름다웠다. 흔들리는 촛불 아래 하얀 레이스가 빛났고 그 사이사이로 짜여진 금실은 새벽녘 황홀한 햇빛 같았다. 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은 목사에게 예배가 얼마나 은혜롭고 교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이야기하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한 노신사가 잠시 머뭇거리며 그 식탁보를 황홀한 듯 바라보았다. 그 신사는 교회를 나가며 목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참 이상한 일이에요. 오래 전 제 아내와...‘오, 하나님 그녀의 영혼을 받아 주소서...’ 저는 똑같은 식탁보를 갖고 있었어요. 제 아내는 아주 특별한 날에만 그 식탁보를 사용하곤 했지요. 비엔나에 살 때였는데...” 밤바람이 아주 차가웠지만 순간 목사의 온몸에 소름이 끼친 것은 추운 날씨 때문은 아니었다.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애쓰며 목사는 그 노신사에게 그 날 오후 교회에 들었던 부인에 대해 얘기했다. “이럴 수가...” 숨을 몰아 쉬는 노신사의 뺨으로 눈물이 흘렀다. “아내가 살아 있다니...어떻게 하면 제 아내를 만날 수 있죠?” 목사는 그 날 그 부인이 면접 차 들렀던 집을 생각해 내고 온몸을 전율로 떨고 있는 노신사 옆에서 그 집에 전화해서 그 부인의 이름과 주소를 알아냈다. 목사의 낡은 차를 타고 그들은 함께 그 숙소로 찾아갔다. 그 부인의 아파트 문을 함께 두드리자 부인이 문을 열어 주었다. 목사는 그 날 밤 남편과 아내의 눈물겹고도 행복한, 가슴 벅찬 재결합을 목도할 수 있었다. 어떤 이들은 이 일을 가리켜 아주 우연한 행운이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교회 벽에 난 구멍, 낡은 식탁보, 섬김을 실천한 젊은 목사 등이 결합되어 일어난 우연의 결과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 일이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그 모든 사건의 결합이 너무나도 절묘하게 일어나지 않았는가. 만일 그 사건의 많은 요소 중 하나라도 때 맞춰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 남편과 아내는 아마 영원히 재결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만일 폭풍우가 몰아치지 않았다면, 교회 지붕이 새지 않았다면, 목사가 자선 경매에 가지 않았다면, 그 부인이 그 날 면접을 보러 오지 않았다면.... 만약이라는 조건은 이렇게 끝없이 이어질 수 있었다. 이 모두는 정말 하나님의 뜻이었다. 우리가 수없이 들어 왔듯 하나님은 신비로운 방법으로 일하신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읽어 주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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