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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낚싯대를 메고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732 추천수:17 112.168.96.71
2014-11-25 16:58:15
아빠와 낚싯대를 메고

우리 아빠는 낚시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그리고 나를 낚시터에 데려가는 것도 좋아하셨다. 어린 시절, 나는 아빠가 일터에서 돌아오시기를 조바심치며 기다리곤 했다. 아빠 차가 집 앞에 들어서면 나는 현관문을 열어젖히고, 사랑이 가득 담긴 팔로 나를 번쩍 들어 안아 주시는 아빠를 맞이하러 총알처럼 뛰어나갔다. 아빠가 낚시꾼 차림을 하고 낚시 도구들을 준비하고 나면 우리는 함께 부둣가를 향해 차를 몰고 갔다. 부둣가, 아빠의 손을 잡고 낚싯대를 든 채 나무로 된 선창을 걸을 때, 내 작은 발걸음마다 삐걱거리던 그 소리를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리고 그 냄새! 지금도 눈을 감기만 하면 찝질하고 톡 쏘는 듯한 그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어렴풋이 물가에 비치는 물고기 떼, 머나먼 모험의 세계로 손짓하는 유혹까지도. 우리는 부둣가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고 나란히 걸터앉았다. 아빠는 낚시 고리에 미끼를 달아 내리면서 내게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묻곤 하셨다. 그리고 우리의 작은 낚시찌가 수면에서 깐닥깐닥 오르내리는 동안 내 이야기를 계속 들으셨다. 고기를 낚을 때도 있었고 낚지 못할 때도 있었다. 또 아빠가 전혀 낚시를 하지 않으실 때도 있었다. 그냥 내가 낚싯대 잡는 것을 도와주시며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또내 이야기를 들어 주셨다.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맞으며 나와 부둣가에 앉아 있는 것을 즐기셨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아빠에게 중요한 것은 낚시가 아니라 바로 나라는 사실을. 아빠는 그저 나와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하셨다. 어떻게 이런 아빠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른 아침에 낚시하러 갈 때는 작은 식당에 들러 아빠와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빵과 고기 수프, 언제나 같은 음식을 주문했다. 아빠는 그 고기 수프에 빵을 푹 적셔 드시는 것을 정말 좋아하셨다. 나 역시 그 보슬보슬한 빵을 좋아했다. 아! 정말 맛있었다. 사실, 나는 아빠가 주문하신 것이면, 무엇이나 좋았다. 달걀 부침, 오트밀, 팬케이크.... 사실 내가 좋아했던 건 아마도 음식이 아니라 아빠와 함께 있다는 사실, 내가 제법 어른이 되어 아빠에게 매우 특별한 사람으로 여겨진다고 느끼는 그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아빠가 마지막 커피 한 모금을 마신 후 냅킨으로 입을 닦고 돈을 내면, 우리는 부둣가를 향해 출발했다. 나를 데리고 낚시터에 가는 것은 아빠의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아빠는 타고난 낚시꾼이셨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낚시를 하셨고, 내가 알고 있는 그 누구보다도 낚시를 잘 알고 계셨다. 아빠는 어느 호수에 가서 낚시를 하건 거의 언제나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고기를 낚아 올리셨다. 그것은 아빠가 고기들이 어디에 있으며 어떤 먹이를 먹고사는지 아실 정도로 호수를 잘 '읽으셨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미끼에는 고기가 전혀 입질하지 않을 때에도 아빠는 물고기를 낚아 올리셨다. 그럴 때면 옆에서 낚시를 하던 사람들이 낚싯줄을 감은 다음 아빠에게 다가와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나는 보통 몇 미터 떨어진 내 자리에서 낚시를 하며 그 장면을 바라본다. 아빠는 다정하게 미소 띤 얼굴로 인사를 나누고 자신이 손수 만든 제물낚시와 미끼 달린 플라스틱 낚시찌를 보여 주신다. 정교한 낚시 도구에 감탄하는 사람들에게 아빠는 "제 것처럼 만들어 드릴까요?"하고 물으신다. 그러면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예!"이거나 "그럼 좋죠" 또는 "너무 번거롭지 않으시다면"하고 대답한다. 사람들이 얼마라도 돈을 지불하려고 하면 아빠는 언제나 그 제의를 거절하신다. 다 만들어 주시고 나면 아빠는 아주 엉뚱한 행동을 하신다(그것이 얼마나 이상해 보이는지를 알려면 낚시를 해보라). 조금 전까지 앉아 있던 자리를 내 주시는 것이다. "이리 와서 서세요. 예, 바로 그 자리요. 이제 낚싯줄을 던지세요. 좋아요." 사람들은 갑자기 어린아이가 되어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러다 본래의 어른으로 돌아오면 또다시 아빠에게 대가를 지불하려 한다. 그러면 아빠는 다시 거절하신다. 그리고는 "제가 바라는 게 한 가지 있어요."하고 말씀하신다. "그게 뭔데요?" "제게 시간을 좀 내주시겠어요?" 그리고는 그 사람이 낚시를 하는 동안 아빠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 즉 아들을 보내셔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 죄를 위해 아들의 목숨을 내주신 그 놀라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신다. 복음을 설명한 다음에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싶은지를 물으신다. 사람들은 종종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서 낚시를 멈추고 기도를 한다. 기도를 마치면 아빠는 뒤를 돌아보며 내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하신다. "패티, 이리 와서 인사 드려. 방금 예수님을 믿기로 하셨어!" 그리고 우리는 다 함께 축하를 한다. 아빠는 그리스도 안에서 어떻게 성숙해야 하는지, 하나님의 음성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성경을 읽도록 권하신다. 사람들이 낚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아빠와 나는 조금 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한다. 그렇게 아빠는 나를 낚시터에 데리고 다니시며 소중한 교훈을 가르쳐 주셨다. 똑같은 내용이지만 늘 듣는 사람에 맞춰 달리 말해야 한다는 것을. "예수님은 한 번도 똑같이 복음을 전하지 않으셨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그들 입장에 서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단다." 지난 몇 년 동안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하시는 아빠를 보면서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낚시 실력이 꽤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아빠는 타고난 낚시꾼이셨고, 동시에 사람을 낚는 어부셨다. 나는 그분의 딸이다. 나는 아직도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른다. 그리고 여전히 아빠를 보면 감탄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 패티 드렐켈드 돈/아빠, 잘 가르쳐 주셔서 고마워요!/두란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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