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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장에서도 배운다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686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3:41:03
몇 년째 일주일에 한번 꼴은 꼭 온천장엘 다니고 있다. 속 모르는 사람은 웬 사치냐고 하겠지만 남편의 치료차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의 온천장으로 내가 차를 몰고 다니는 일이 힘겨울 때가 더 많다. 그래도 작은 봉사로 여기며 오가는 길에 음악도 듣고 생각도 다듬고 욕탕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웃고 배우는 것이 많아 힘겨움을 이겨내게 한다. 두 세 사람만 모여도 그 안에 스승이 있다고 했는데 온천장엔 사람들이 버글거리는 곳이니 스승도 많고 재미있는 곳이다. 젊은이 늙은이 날씬한 이 뚱보 그 정도의 차이뿐 아무도 그 신분을 알 수 없다. 아무리 귀금속을 달고 있어도 그 재력이나 학력, 직장, 집안, 인품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이다.

다만 그들이 하는 언행 표정으로 모든 걸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특별히 사람이 많은 날은 자리다툼 순서다툼으로 시끄럽다. 무조건 목청을 높여 무섭게 덤비는 편이 승리한다. "물을 아껴 쓰세요", "탕안 에서 수건을 쓰지 마세요", "염색금지" 등등 곳곳에 써 붙여 놨지만 아랑곳없이 물을 마냥 흘려보내고 보다 못해 옆 사람이 물을 잠가주면 눈을 흘기며 다시 물을 트는 사람, 금하는걸 태연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 보기 민망한 건 여왕이나 되듯이 높은 침대에 젊고 푸짐한 몸을 부끄러움도 없이 눕혀 때밀이하고 마사지 받는 여자들, 비좁은 사우나탕에서도 누워 버티는 여자, 저마다 냉커피를 들고 들어와 마셔대며 큰소리로 낯뜨거운 수다를 떠는 패거리들, 빈자리를 맡아놓은 자리라며 끝내 혼자 두 자리를 지키는 사람, 왜 그리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이 많은지, 그들을 곱지 않은 눈으로 탓하며 문득 나도 남의 눈에 어떤가, 돌아보게 한다.

어느 날엔가 나는 크게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일을 겪었다. 약탕이니 폭포 탕이니 여러 가지 시설이 있는 중에 내가 잘 이용하는 것은 폭포 탕이다. 어깨통증 때문에 물리치료를 받는 터라 폭포 탕의 세찬 물줄기를 맞으면 안마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한 폭포수를 내가 맞기 시작했다. 어차피 세 줄기 물이 내려치면 물을 맞는 이들은 서로서로 물이 튀어가게 되어있다. 그래도 얼굴에 튀는 게 싫어 나는 얼굴을 벽쪽으로 향하고 물을 맞았다. 그런데 별안간 "웬 물을 그리 튀게 해 돌아서서 하지" 고함을 친다. 나는 깜짝 놀라 돌아서니 고함친 이의 물줄기가 내 얼굴을 정면으로 튀겨댄다. 그런데도 그녀는 당당히 나를 보며 다시 그 말을 되풀이한다.

그 순간 나는 화가 났다. "당신도 벽쪽으로 돌아서면 되잖아요" 나도 날카롭게 대응하고 싶은 것을 가까스로 참고 억지로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참았던 말을 부드럽게 대응하려다가 다시 참고 그대로 폭포 탕에서 나와 버렸다. 내가 너그럽고 착해서가 아니다. 나도 평소에 불평 많고 남의 탓을 잘하던 그 모습을 그녀에게서 보았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오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에게 고함친 그녀가 오늘의 내 스승이었다. 매사에 남을 탓하고 남을 바로 잡으려 애쓰던 내가 먼저 변화되고 방향을 바꾸면 되는 것에 대하여, 기도도 내 뜻대로 하나님께 요청하고 졸라댈게 아니라 내가 하나님의 뜻에 순응하는 것 그것이 참 기도라는 걸 이론으론 알고 있지만 늘 실천하지 못하는 나를 폭포 탕의 물 튀김을 통해서 실감나게 깨우치게 된 것에 감사 드렸다.

우리는 사소한 일에서 배울 게 많다. 강퍅하고 경우 없는 사람에게서도 배우게 되니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 아이들은 오직 대학입시를 위한 학과공부 학원과외공부에 시간과 정신을 빼앗겨 사람이 살아가는 지혜나 바른 길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아이들이 크면 컴퓨터 같은 전문 기술인은 되어도 사람답게 살기는 힘들 것이다. 온천장에서 만나는 몰상식한 그들 중에 대학 출신이 많고 석사 박사도 있을 것이다. 양심도 염치도 없는 이기적인 이들 이웃에게 피해 주고 질서를 깨트려 모두를 힘들게 하는 학·박사가 날로 늘어나는 사회가 되어간다. 오늘도 온천장엘 가며 생각해 본다. 오늘은 무슨 일을 겪게 될까, 그리고 언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올바로 시정될까, 그래서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올까.

-임성숙/주부편지 2001년 8월 호 중에서-

하늘도 감복한 모정

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빈민가에 사는 케이 오바라 (72) 할머니는 1970년 딸 에드워드가 당뇨성 혼수로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이 되면서 긴 간병생활을 시작했다. 매일 이유식에다 달걀, 과즙, 우유를 섞어 소화가 쉬운 유동식을 만들어 위와 연결한 튜브를 통해 먹여 주고 등창이 생기지 않도록 마른자리르 깔아주며 수시로 누운 자세를 바꿔 주고 있다. 또한 혈당량을 체크해서 이에 맞춰 인슐린을 주사해야 한다. 그녀는 연속해 두시간 이상을 잘 수 없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간병 5년만에 남편도 세상을 떠났으나 6개월을 못넘긴다던 딸은 30년을 더 살고 있다. 이웃 주민 웨인 다이어는 4년전 이들 모녀를 소재로 [약속은 약속이란다.]라는 90쪽짜리 책을 펴냈다. 인세는 거부했다. 그러자 이름을 밝히길 거부하는 한 간호 보조원이 찾아와 1주일에 다섯번, 하루 한 시간씩 일을 돕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들을 영화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딸을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나를 혼자 두지 마세요'라고 해서 '그러마'라고 답했고, 그 약속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담담히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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