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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선생의 세례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678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3:35:03
이혼을 하고, 아들과 딸 둘과 사신다는 메모와 함께 환자의 의뢰가 왔다.
마침 같은 병원에 우리가 섬기는 환자도 계셨기에, 연락이 되지 않았지만 그냥 찾아보기로 했다.
병실에 들어서니 왁자지껄 떠들던 환자와 가족들이 일시에 나를 주시했다. 순간 당황하였지만 십여년이 넘는 불편(?)이었기에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조금은 이상한 분위기였다. 내가 들어서니 그 병실 모든 사람이 창문 쪽 귀퉁이에 누워있는 환자에게 일시에 눈을 돌렸다. 순간 무엇이 잘못 되었나 하고 환자명단을 들여다보았다. 만나려던 환자의 이름과 그 침대 명찰의 이름이 동일인임은 분명했다.

그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귀에 녹음기 레시버를 끼고 있었다. 흑달로 인해 새까맣고 깡마른 얼굴의 그 에게 나는 다가갔다. “저, 저는 ###씨가 소개해서 온 사랑의 교회 호스피스 박 목사입니다.”
그 환자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을 번쩍 뜨며 일어나 앉았다. “허 참! 이상하네. 내가 싫다는데 왜 그럽니까 예? 아니 조금 전에도 한 아주머니가 왔을 때 그만큼 알아듣게 말했는데 당신은 또 어디서 온 거요? 난 당신들이 싫어요, 정말 싫다고요. 환자를 편안하게 두어도 시원찮은데 무엇 때문에 이렇게 귀찮게 합니까?...중략”한참동안 환자의 신경질적인 소리를 듣고 있자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래도 미소를 잃지 않기 위해 속으로 기도하며 그 분의 말씀을 다 듣고 났더니 환자는 지쳤는지 조금씩 조용해져 갔다.
그 때 물었다. “어떤 아주머니가 다녀갔습니까?” “ 뭐라더라 사랑의 교회 호스…뭐…”
짐작이 갔다. 우리 봉사자가 조금 전에 이 환자에게 막무가내로 당하고 갔기에 내가 들어 올 때 모든 사람이 그를 쳐다보았던 것이다.

여기서 물러설 수가 없었다. 더 가까이 다가가 “아 그러셨군요! 이렇게까지 하나님은 손 선생님을 사랑하시는군요. 우리 권사님이 오시더니 이젠 저까지 보내시고….”그는 목사인 친구들이 있지만 누구도 자기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며 제발 자기를 그대로 두고 돌아가라는 통사정을 하였다. 너무나 힘들어 하는 환자를 보며 더 실랑이하다간 앞으로 절대 누구도 보내지 못할 것 같았다. 대신 잠깐 기도만 하고 가겠다 하니 시큰둥한 허락을 한다.
호스피스 봉사자 모임에 돌아와 그분의 이야기를 보고했다. 그리고 중보 기도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3일 후 전화가 한 통 왔다. 놀랄만한 전화였다.
그가 나를 무척 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새벽 5시 중환자실의 시간에 맞추어 병원에 도착하니 놀라운 간증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분은 고백하길 나와 실랑이를 벌인 날부터 3일 동안 한 숨도 자지 못하고, 회개를 하셨단다. 자신이 정말로 못할 짓을 했다고. 자신을 위해 찾아 온 사람들을 너무나 마음 아프게 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내 손을 꼭 잡고 흐느꼈다. 내친김에,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주님과 함께 투병하시기 위해 세례를 받으시겠습니까? 물었더니 당장 세례를 해달라는 것이다. 중환자실에서 갑자기 풍성한 세례가 이루어졌다. 나는 다만 그 분이 잠을 못 이루시고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하여 찾아왔더니 하나님은 그에게 보너스까지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 날 그 새벽 어둠을 달려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유난히 아름다운 겨울 태양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삼일 후 하나님은 평안함 속에서 그를 부르셨다.
첫눈이 내린 새벽 장례를 치루었다.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며 그의 영혼은 주님께 맡겨졌고, 남은 자녀도 주님께 의탁되었다.

손 선생의 세례/박남규/목마르거든 01년 4월호 중에서


진득하게 지켜보기

"너는 왜 이것도 못하니? 이렇게 하면 되잖아!" 아이와 함께 문제집을 풀던 엄마가 자기 뜻대로 아이가 따라주지 않자 답답한지 답안지를 보여주면서 소리쳤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눈치를 살피면서 문제를 다시 풀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또 소리칩니다.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이런 식으로 풀란 말이야." 그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곁에서 지켜보던 할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먹는 밥은 잘 하는데 사람 밥은 잘 못 하는 것 같구나. 얘야, 밥도 되기 전에 뚜껑을 자꾸만 열어보면 어떻게 되겠니?" "물론 밥이 설익게 되죠."
"그렇다면 너는 지금 그 애를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니? 좀 진득하게 지켜보려무나. 저도 애써서 하고 있는데 무언가 형태도 생기기 전에 자꾸 흐트러뜨리면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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