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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보이 프렌드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907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3:31:57
한국으로부터 국제 전화가 걸려 왔다.

태남 : 언니 나 막낸데 엄마가 데이트를 시작하셨다는게 사실이야?
태희 : 그래 사실은 두달 전부턴데 너희들 한테는 숨긴거야.
태남 : 언니 어쩌려구 그러시게 한거야? 한국에 딸 셋은 지금 숨이 넘어가.
태희 : 왜 숨이 넘어가? 엄마가 딸 넷 낳으셔서 넷 다 잘 길러서 한국서도 살만큼 사는데 뭐가 부족해서?
태남 : 큰언니 말이 돼? 우리 엄마가 어떤 가문의 맏며느리신데!
태희 : 가문이 뭐 그리 중요해? 엄마가 초년 과부 되셔서 중학교 음악선생하셔서 우리 기르셨어 무슨 낙이 있었니? 엄마도 이제 한번 멋진 인생 살아 보실만도 하잖아?
태남 : 언니 그걸 누가 말려? 상대가 문제지.... 엄마가 미국 사람하구 연애 결혼을 한데봐. 가문의 으른들이 뭐라시겠어?
태희 : 미국 사람이면 어때? 얼마나 좋으신 분인데 .... 변호사 하시다가 은퇴하시구 사회사업 하시는 정말 좋은 어른이라구....태남 : 언니 미국서 얼마나 살았다구 미국 사람 같은 소릴해?
태희 : 야 말마 나두 처음엔 기겁을 하구 놀랬어.... 우리 옆집에 사시는 그 앤드류 할아버지가 좋다구 애들이 공원 산책두 같이 하구 수영장에서 수영두 같이 하구 영어두 가르쳐 주시구....정말 좋은 이웃이셨다구... 그러다가 엄마가 학교 은퇴하시구
우리집에오셔서 두어달 쉬셨잖니..... 그때만 해두 엄마가 그분이 어쩌다 굿 모닝만해도 집으로 뛰어 들어오곤 하셨다구.... 엄마가 치는 피아노곡이 참 좋다구 나한테 말할때도 그저 인산가보다 했지..... 그러다 엄마가 떠나시니까... 잔디에 물줄 때나 화단 정리할 때 엄마 얘길 자꾸 물으셔.... 그래 내가 엄마 음악 선생해서 우릴 기르신 얘길 해드렸지.... 엄마가 다섯 번 째 우리집에 다니러 오셨을 때 그분이 날 정식으루 찾아와서 엄마랑 데이트를 하고 싶으시다는 거야, 물론 그때만 해도 엄마보다 내가 더 놀라서 기절을 했지... 엄만 그대루 한국 들어가시구.......
태남 : 언니 거두절미 하구 엄마 더 이상 교제 못하시게 해! 한국에 있는 딸 셋은 모두 반대야! 미국 사람 새 아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해!
태희 : 난 보기 좋더라. 앤드류 할아버지가...
태남 : 언니 제발 앤드류구 뭐구 하지마 증말 듣기 싫여
태희 : 어때서? 촌스럽긴... 사람 이름두 못 불러? 그분이 엄말 얼마나 아끼시는지.... 음악회에 모시구 다니구 박물관 안내하시랴 고급 레스트랑에서 식사두 같이 하시구 바닷가에두 나가시구.... 지난주엔 대학에서 일하는 의사 아드님이랑 변호사루 일하는 딸두 소개시켜 주셨단다.
태남 : 아이구 증말 놀래라 엄마 영어 못하시잖아.
태희 : 놀라지마 엄마두 한국에서
느이들 몰래 영어 공불 틈틈이 하셨더라구 앤드류 할아부지두 한국어 학당에 나가서 한글을 배우구.
태남 : 으악 아니 뭐야 엄마가 그럼 앤드류 할아버질 한국서두 그리워 하구 좋아했던 거야?
태희 : 영어 공부하면 미국 할아버질 좋아하는 거냐? 암튼 첫 데이트는 우리 식구랑 같이 조수미 음악회 간거였는데 엄마가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앤드류 할아버진 엄말 공주님처럼 모시더라.
태남 : 아유 증말.... 엄마가 곱게 늙긴 하셨지만.... 온몸에 왕소름이 돋아. 안동김씨 가문에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야?
태희 : 너나 나는 안동 김씬지 모르지만 엄만 박씨야! 안동 김씨 가문 타령 좀 그만 해.
태남 : 난 아직도 안믿어져.... 세상에 우리 엄마가 어쩌다..... 코쟁이 할아버질.... 아유 앗찔이야!
태희 : 엄마가 앤드류 할아버지 피아노 레슨을 하시잖아... 얘 얼마나 다정하신지... 50년 이상 함께 사신분들 같아.
태남 : 아유 닭살! 끊어 언니! 나 더 못듣겠어!6개월 후 이번엔 둘째 동생이 전활 걸었다.
태주 : 언니 막내만 빼구 우린 모두 찬성이야 엄마만 좋으시다면.... 행복해지시기 바래. 두분은 요즘도 잘 지내셔?
태희 : 엄만 피아노 레슨, 앤드류 아저씬 엄마한테 골프를 가르치신다. 한국 영화도 같이 보러 가시구..
엄마가 소녀처럼 발랄해지셨어... 얘 엄만 증말 우리 때문에 평생 수절 하시면서 고생만 하셨는데 얼마나 보기 좋은지 몰라.
태주 : 앤드류 할아버지가 아저씨로 바뀌었네... 언니 난 엄마가 그렇게 보이 프렌드를 잘 사귀실줄 몰랐어. 정말 뜻밖이야 응?
태희 : 우리 엄마니까.... 엄만 그저 좋은 친구로 지내시겠다는데 앤드류 아저씬 결혼을 원하신다구 그래. 날 보구두 그러면 안되겠냐구. 느이들이 반대하면 한국에도 나가시겠다구 ...
태주 : 아유 언니 한국엔 절대 절대 절대 오시면 안된다구 그래! 큰일나.
태희 : 뭐가 큰일나?
태주 : 언니 몰라서 물어? 안동 김씨 그거 아직 큰 문제야 언니.
태희 : 안동김씨 가문이 우리 살렸니? 엄마가 살리셨지....
태주 : 그건 그래 허지만 더 큰 문제두 있어
태희 : 뭔데?
태주 : 우리 영어 못 하잖아 언니. 우리 단체루 영어 배워서 입좀 뗄 때까지 친구 사이로 잘 지내시라구 그래 알았지?
태희 : 끝까지 즈이들 입장만 챙기네.... 이래서 자식은 부모 사랑 못 이긴다구....
태주 : 엄마가 소녀처럼 발랄 해졌다는 얘기.... 호호... 언니 여자의 말년 인생이 마냥 삭막한건만 아니다 그치? 호호호....

-주부편지 2001년 4월 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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