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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끝에 생명이 있음은 참으로 아름다워라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580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3:26:18
분명히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는데 깨어나니 중환자실. 옆에서 자꾸 묻는다. "여기가 어딘 줄 아세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왜 여기 와 있는지 모르세요?"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왜들 모두 이러는 것일까 자꾸 잠이 온다. 저들이 내게 알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평안히 잠을 자고 싶은데...... 사람들의 분주한 오감에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게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새벽에 찌쁘드한 몸으로 일어나 차에 시동을 걸었고 두 블럭 떨어진 곳에서 권사님 한 분을 태웠다. 요즘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들에 대하여 걱정하며 기도하자는 대화를 나눴다. 내 자리에 차를 세우고 교회 안에 들어와 내 지정석에 앉아 안경을 꺼내 썼고 그 다음 목사님이 강단에 오른 뒤 사도신경으로 신앙 고백을 한 뒤 찬송을 불렀고 그 다음이 끊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다음은 모르겠다. "새벽기도 중 쓰러졌어요. 사람들이 모두 간 시간에 발견했어요. 7시가 넘었으니 큰일날 뻔했어요. 그것도 늘 모시고 다니는 권사님이 계셨으니 말이지 그냥 가실 뻔했어요. "
'아하! 내가 기절을 한 모양이구나. 그럼 난 죽는 것일까. 많은 성도들이 쓸어져서 중환자 실에 오면 거의 죽어나갔는데....' 생각이 이에 이르자 중풍이란 생각이 퍼뜩 머리를 스쳤다.

혀가 잘 돌지를 않는다. 아하! 입이 마비된 모양이다. 그 다음 손을 움직여 본다. 움직여진다. 그 다음 또 모른다.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병실에서 깨어나니 남편의 얼굴도 보이고 막내 얼굴도 보인다. 자꾸 잠이 온다. 장로님들도 오고 아주 안타까운 모습으로 내려다 보는 어린 여집사의 얼굴도 보인다. 늘 기도하면서 울부짖는 기도대장인 남전도사님도 보인다. 그래도 잠은 자꾸 온다. 밑으로 계속 가라앉는다.

며칠 후 집으로 온 뒤에야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아하! 하나님이 나를 살리셨구나. 코끝에 호흡을 주신 것이... 아직도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나를 필요로 하시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왔다. 내가 주님을 위해 할 일이 있구나. 생각이 이에 이르자 감사의 눈물과 이제 일어나면 주님께서 내게 맡긴 일들을 힘차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불같았으나 몸은 자꾸 밑으로 가라앉고 입은 계속 타 들어간다.

성도들이 찾아왔다. 남편은 정신안정을 이유로 계속 막았으나 걱정이 앞선 성도들은 자꾸 밀치고 들어온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나를 껴안고 흐느낀다. 내가 참으로 사랑했던 집사님이다. 어떤 때는 누워서 일어나질 못하고 방문하는 성도들을 맞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내게 일어났다. 저들의 얼굴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생명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신비할 수가 있단 말인가. 모두가 개성이 있고 생명이 넘쳐흘러 에덴동산의 생명수 강가를 뛰어 다니는 아름다운 주의 사람들로 보였다. 그간 나를 미워하고 핍박했던
성도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넘쳐흘렀다. 참으로 아름다웠다. 살갗에 흐르는 생명의 윤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피카소의 그림이나 미케란제로의 그림에서 어찌 이런 생명의 환희를 살릴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그림을 놓고 사람들은 명화라고 찬사를 보내지만 지금 내 앞에 살아서 말하는 모든 사람들의 그 놀라운 생명의 번쩍임 앞에서 죽은 그림일 뿐이었다.

모두에게 사랑이 갔다. 모두를 껴안고 싶었다. 우린 모두 하나님의 자녀라는 깊고 깊은 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목소리도 각양인 것이 그렇게 신기했다. 우리 주님의 놀라운 솜씨에 다시 한번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창조주의 전지전능 앞에 무릎을 끓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세월 사람들을 미워했던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가슴앓이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던가! 그게 마치 어린아이의 고민처럼 저 멀리 흘러가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간 것이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이건숙(소설가)-주부편지 2001.3 중에서-

코 끝에 생명이 있음은 참으로 아름다워라

분명히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는데 깨어나니 중환자실. 옆에서 자꾸 묻는다. "여기가 어딘 줄 아세요?"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왜 여기 와 있는지 모르세요?"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왜들 모두 이러는 것일까 자꾸 잠이 온다. 저들이 내게 알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일까. 나는 평안히 잠을 자고 싶은데...... 사람들의 분주한 오감에 번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게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새벽에 찌쁘드한 몸으로 일어나 차에 시동을 걸었고 두 블럭 떨어진 곳에서 권사님 한 분을 태웠다. 요즘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들에 대하여 걱정하며 기도하자는 대화를 나눴다. 내 자리에 차를 세우고 교회 안에 들어와 내 지정석에 앉아 안경을 꺼내 썼고 그 다음 목사님이 강단에 오른 뒤 사도신경으로 신앙 고백을 한 뒤 찬송을 불렀고 그 다음이 끊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다음은 모르겠다. "새벽기도 중 쓰러졌어요. 사람들이 모두 간 시간에 발견했어요. 7시가 넘었으니 큰일날 뻔했어요. 그것도 늘 모시고 다니는 권사님이 계셨으니 말이지 그냥 가실 뻔했어요. "
'아하! 내가 기절을 한 모양이구나. 그럼 난 죽는 것일까. 많은 성도들이 쓸어져서 중환자 실에 오면 거의 죽어나갔는데....' 생각이 이에 이르자 중풍이란 생각이 퍼뜩 머리를 스쳤다.

혀가 잘 돌지를 않는다. 아하! 입이 마비된 모양이다. 그 다음 손을 움직여 본다. 움직여진다. 그 다음 또 모른다.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병실에서 깨어나니 남편의 얼굴도 보이고 막내 얼굴도 보인다. 자꾸 잠이 온다. 장로님들도 오고 아주 안타까운 모습으로 내려다 보는 어린 여집사의 얼굴도 보인다. 늘 기도하면서 울부짖는 기도대장인 남전도사님도 보인다. 그래도 잠은 자꾸 온다. 밑으로 계속 가라앉는다.
며칠 후 집으로 온 뒤에야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아하! 하나님이 나를 살리셨구나. 코끝에 호흡을 주신 것이... 아직도 하나님은 이 세상에서 나를 필요로 하시고 있구나' 하는 확신이 왔다. 내가 주님을 위해 할 일이 있구나. 생각이 이에 이르자 감사의 눈물과 이제 일어나면 주님께서 내게 맡긴 일들을 힘차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불같았으나 몸은 자꾸 밑으로 가라앉고 입은 계속 타 들어간다.

성도들이 찾아왔다. 남편은 정신안정을 이유로 계속 막았으나 걱정이 앞선 성도들은 자꾸 밀치고 들어온다.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나를 껴안고 흐느낀다. 내가 참으로 사랑했던 집사님이다. 어떤 때는 누워서 일어나질 못하고 방문하는 성도들을 맞았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내게 일어났다. 저들의 얼굴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사실이다. 생명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신비할 수가 있단 말인가. 모두가 개성이 있고 생명이 넘쳐흘러 에덴동산의 생명수 강가를 뛰어 다니는 아름다운 주의 사람들로 보였다. 그간 나를 미워하고 핍박했던
성도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넘쳐흘렀다. 참으로 아름다웠다. 살갗에 흐르는 생명의 윤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피카소의 그림이나 미케란제로의 그림에서 어찌 이런 생명의 환희를 살릴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그림을 놓고 사람들은 명화라고 찬사를 보내지만 지금 내 앞에 살아서 말하는 모든 사람들의 그 놀라운 생명의 번쩍임 앞에서 죽은 그림일 뿐이었다.

모두에게 사랑이 갔다. 모두를 껴안고 싶었다. 우린 모두 하나님의 자녀라는 깊고 깊은 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목소리도 각양인 것이 그렇게 신기했다. 우리 주님의 놀라운 솜씨에 다시 한번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창조주의 전지전능 앞에 무릎을 끓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세월 사람들을 미워했던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가슴앓이를 하면서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던가! 그게 마치 어린아이의 고민처럼 저 멀리 흘러가고 있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간 것이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다.

이건숙(소설가)-주부편지 2001.3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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