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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의 파란색 셔츠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724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1:01:01
1968년 가을, 남편이 베트남에 배치되었을 때 우리 가족은 캘리포니아의 포트 휘님에 있는 해군 기지로 막 이동한 뒤였다. 그때 우리 아들 브래드는 여덟 살이었다. 아들녀석은 태연한 척 했지만 나는 과연 이 아이가 아빠를 멀리 떠나 보내 놓고 잘 지낼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우리는 매일 남편 에게 편지를 쓰고 답장을 기다렸다. 브래드와 내 앞으로 배달되는 편지를 뜯어 볼 때가 일주일의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남편 없이 우리끼리 맞는 첫번째 크리스마스가 조용히 지나갔다. 지나치다 싶으리 만큼 조용하게. 나는 브래드의 기분이 좀 처져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때 교회 사람 하나가 베트남 전쟁 고아들을 돕기 위해 옷가지와 장난감을 모으는 운동을 벌였다. 그 일은 브래드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설날 이 지나자 우리는 작아져서 못 입는 브래드의 옷과 장난감 트럭들을 상자에 담았다. 박스를 막 봉하려고 하는데 브래드가 말했다. “잠깐만요, 엄마!” 브래드는 깨끗이 세탁한 옷들을 샅샅이 뒤지더니 자기가 가장 아끼던 옷을 집어 들었다. 바로 벨벳처럼 촉감이 부드러운 면으로 된 파란색 셔츠인데 그 애는 어딜 가든지 항상 그 옷을 입고 다녔다.

왼쪽 어깨 부분에 잉크 자국이 있었지만 놀 때나 잘 때나 사실상 브래드는 늘 그 옷만 입고 살았다. “얘야, 정말 그걸 주고 싶단 말이지?”내가 물었다. 브래드는 그 셔츠를 상자의 맨 꼭대기에 올려 놓았다.“누군가가 베트남에서 이 옷을 입었으면 좋겠어요.”그 부드러운 파란색 면옷을 반반하게 펴면서 그 애가 말했다.“아빠와 좀더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가 말이에요.” 우리는 그 상자를 베트남으로 부쳤고 그후 몇 달이 흘렀다.

1969년 여름 어느 주엔가 우리는 겉봉 주소가 브래드 앞으로만 씌여 있는 편지를 받았다. “사랑하는 아들아,” 브래드는 그 편지를 큰 소리로 내게 읽어 주었다. “오늘 아침에 우리 몇 사람이 쾅 트리에 있는 고아원을 방문하지 않았 겠니? 거기서 네 또래의 어린 소년 한 명을 만났단다. 그런데 그 아이가 아주 파란색 면 셔츠를 입고 있더구나. 네 셔츠하고 너무나 똑같은 것 말이야. 왼쪽 어깨 부분에 얼룩이 있는 것만 빼고는. 잉크 자국인지 기름 자국인지 뭐 그런 거 같더라. 그런데 헤어지면서 그 아이를 꼭 안아 주는데 그 셔츠가 꼭 네 것처럼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더구나.

오늘은 정말로 네가 무척이나 아빠 가까이에 있다고 느껴지는 그런날이었다. 너와 네엄마가 무척이나 그립구나.”브래드가 그 편지를 다 읽고 나자 더 이상 베트남이 그리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브래드의 아빠 역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가 않았다.

브래드의 파란색 셔츠/by Judith Ann Perry
-가이드포스트 2000년 9월 중에서-



그날도 통근 버스를 타기 위해 이른 새벽 집을 나섰습니다. 평소 같으면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통근 버스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초조해졌습니다. '사고가 났나?' 애써 안 좋은 생각을 지우려 하는데 저 만치에서 통근 버스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버스는 정류장에 서 있는 나와 또 다른 직원 한 명을 보지 못했는지. 그냥 우리 앞을 쌩 하고 지나치는 거였습니다. 저와 그 직원은 그냥 버스의 뒤꽁무니만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저 버스, 통근 버스 아닙니까?" "그런 것 같은데 그냥 가버리네요." 직원의 물음에 저 역시 황당해하며 대답했지요.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채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잇는 우리 앞에 갑자기 택시가 섰습니다. 그러더니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기사아저씨께서 창문을 여시고는 우리에게 물었습니다. "저, 방금 지나간 버스가 회사 통근 버스 아닌가?" "예?! 맞는데요…." 우리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기사 아저씨는 우리에게 얼른 타라고 손짓했습니다. 얼떨결에 영문도 모른 채 택시에 올랐습니다. "다음 정차 지점까지 버스를 쫓아갑시다." 우리가 타자 마자 기사 아저씨께서는 이렇게 말하시며 속력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1분쯤 지났을까요. 정신이 들며 '내가 이 택시에 왜 올라 있지?'를 시작으로 의문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 택시는 왜 통근 버스가 가자마자 우리에게 접근했을까?' '왜, 우리에게 타라고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막 내려 달라고 말하려는데 기사 아져씨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사실, 통근 버스 안에는 우리 아들이 타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는 우리 회사 직원인 아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해 주려는 것인가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이 바로 통근 버스 운전기사예요. 오늘이 버스 운행 첫날이라 혹시나 해서 뒤따라 왔는데… 아니나다를까 두 분을 못 보고 그냥 지나쳐 버렸네요. 이거 미안해서…."

우리 아들이 타고 있습니다/김대우
낮은 울타리 2000년 8월 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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