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열린마을 열린이야기

열린이야기

게시글 검색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783 추천수:17 112.168.96.71
2014-11-25 10:54:33
우리 집은 바다 저어쪽으로 뚝 떨어진 거문도. 나의 나이는 여든 다섯(85). 나는 아직 한번도 육지엘 가 본 일이 없어요. 나에게는 영감도 없고 다른 식구도 없지요. 단 하나 뇌성마비에 빠져 전신을 움직이지 못하는 예순일곱살(67)짜리 아들이 있습니다. 아들은 44년 전, 스물네살 때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뇌성마비 상태에 빠진 이래로 저렇게 누워서 살고 있습니다. 밥도 제 손으로 먹을 수가 없으니 하루 세 때 일일이 에미 손으로 먹여야 합니다. 저렇게 기나긴 세월을 누워서 지내니 약도 소화가 안 되어서 일일이 갈아서 떠 넣어 주어야 합니다.

제 뜻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텔레비전조차 제 뜻대로 볼 수 없어요. 텔레비전이라도 볼 수 있게 해 주려고 궁리 궁리하던 끝에, 머리맡에 거울을 걸어서 거울 속으로 볼 수 있게 해 주기 까지는 한참이 걸렸지요. 처음에 그렇게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우리 모자 모두가 정말 이렇게 살아서 무얼 하나 했습니다. 그러나 이웃의 사는 분의 전도를 받고 교회생활을 하면서 예수님을 만난 뒤로는 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저 아들이 가엽기만 하고 어떻게 하면 아들이 덜 불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만 연구하는 것이 내가 살아야 할 전부가 되었지요.

하나님은 전신불수의 아들에게 전도를 허락하셨습니다. 아들은 어미가 믿는 예수님을 순하게 받아들였지요. 내가 눈이 침침하여 성경을 읽어 줄 수가 없어서 생각해 낸 것이, 성경책을 아들의 눈 높이로 공중에 달아매고 아들의 오른손에 긴 작대기를 달아매어 성경 한 장씩을 넘겨가며 읽게 만든 일이었습니다. 아들은 성경을 한 장 넘기려면 얼마나 오래도록 안간힘을 써 가며 죽을힘을 다하는지 옆에서 보기에 안스럽기 그지없지만 그렇게나마 성경을 읽게된 것만이 기적이라는 생각에 우리 모자는 그저 감사 감사하올 뿐입니다.

이 늙은 에미가 무엇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저 나라가 고마울 뿐이지요. 생활보호대상자라고 한 달에 41만원씩 보내 주니 감지덕지입니다. 겨울이면 이렇게 저렇게 주워 모은 땔나무로 방을 덥히지만 두칸 짜리 방에서 우리 모자는 그저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우리를 보아주는 사람들 모두가 천사들입니다. 우리 모자가 하나님을 알고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것만이 은혜중 은혜입니다.

아들은 늘 노래를 부르듯 하고 또 하는 말이 있어요. "내 소원이 하나 있지요. 어머니가 육지에 올라가셔서 종합진찰 한 번 받아 보시도록 하는 것입니다. 나 때문에 44년을 저리 고생을 하셨는데 그 몸인들 성한 데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육지 구경은커녕 이웃집에 마실도 못 가시는 어머니십니다. 나를 혼자 두고 어디를 가시지 못하시지요." 그렇게 아들은 에미를 두고 한없이 마음 아파합니다. 하지만 아들의 소원보다도 내 소원이 더 기막힙니다. 하나님께서 내 아들, 불쌍한 내 아들을 내 앞에서 데려가 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만일 아들을 두고 나 먼저 떠난다면 그때부터 내 아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저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아들을 돌아보사 내 앞에서 아들을 불러가 주시기만 기도하고 있지요. 우리 모자의 이러한 처지를 하나님께서 내려다 보셨는지, 금년에는 정말이지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쁜 일들이 계속 우리를 찾아왔지 뭡니까. 한국 기독교 교회협의회 가정생활 위원회에서 글쎄 나 같은 것한테 <장한 어머니 상>을 주신 겁니다. 그리고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녹음된 듣는 성경과 찬송, 그리고 카세트 라디오까지 보내 주신 겁니다.

이제는 아들이 그렇게 혼신의 힘을 다해서 머리맡에 걸어준 성경 책장을 펼치기 위해서 막대기를 쓰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어떻게 사랑이 많으신 분이신지..... 우리 모자가 살고 있는 거문도를 보살펴 주시고 감싸주시는 주님은 정말 정말 사랑이 너무도 많으신 분입니다. 할렐루야~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거문도의 늙은 에미 이춘덕
-주부편지 2000년 8월 호 중에서-

댓글[0]

열기 닫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