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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교회 (yeolin) 조회수:468 추천수:17 112.168.96.71
2014-11-25 10:44:12
1992년 3월, 당장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만 같은 토요일이었다. 자정이 한 시간쯤 지난 시간에 나는 해리스버그 시내를 순찰하고 있었다. 이혼하고 일 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본연의 내 삶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심지어 전엔 편안하게 느껴졌던 교회에서조차 계속 회의가 생겼다. ‘이곳에 나 같은 이혼녀가 설 자리가 있을까?’나는 다른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회 활동이 가족이나 젊은 미혼자들을 위한 것이어서 나는 둘 중 어디에도 어울리지 못했다.

나는 기도드렸다.‘제가 주님을 섬기던 나날은 이제 끝났나요, 주님? 아직도 저를 쓰실 수 있으신가요?’그러나 적어도 근무시간 중에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회의는 없었다. 여자 경찰이 된 지도 6년이 되었기에, 임무 수행에 있어서도 자신 있었다. 북쪽으로 차를 몰아 주택가로 향했다. 버려져 폐허가 된 집들을 지났다. “남자 한 명이 쓰러졌다. 총에 맞았다. 우드바인 스트리트 510번지.”통신원의 목소리가 무선기에서 튀어나왔다.

내가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경찰이었다. 십대 소년 한 명이 현관 밖으로 뛰어나오며 소리쳤다. "빨리요! 제 사촌이 총에 맞았어요!" 나는 차 트렁크에서 구급함을 꺼내 들고는 소년을 따라 집 안으로 달려갔다. 집에 들어서자 곧바로 공포와 긴장감이 나를 엄습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거실로 몰려들었다. 18세나 19세쯤 돼 보이는 흑인 소년이 바닥에 누워 있는데, 입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다. 나는 소년 옆에 무릎을 꿇고 몸을 숙였다. “어떻게 된 거지요?” “제롬이 길거리에서 벌어진 싸움에 말려들었어요.”

누군가가 말했다. 제롬은 의식이 있었고 정신도 말짱했다. 하지만 그애의 머리 밑으로 검붉은 피가 흥건히 고여 있어 겁이 났다. 나는 훈련된 응급처치요원은 아니었다. 게다가 구급함에는 기본적인 약만 들어 있으니… 심한 총상을 치료할 수 있는 구급약은 하나도 없었다. ‘응급처치요원이 필요해, 그것도 지금 당장.’난 너무도 절박한 심정이었다.“뭐든‘해봐요!’오빠를 도와 주셔야만 해요!”소녀의 두 뺨에 눈물이 흘렀다. '오 주님, 저를 도와주옵소서! 제발!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요?’'오, 안 돼! 제롬이 죽어가고 있어!’난 알았다.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뿐이라는 것. 또한‘반드시’그것을 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제롬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를 했다. 그것도 아주 큰 목소리로. “제롬은 반드시 살 것이며 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롬은 주님의 영광을 선포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드립니다. 제롬을 겨냥한 어떤 무기도 그를 해치지 못할 것이며, 어떤 악한 일도 그에게 일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내가 기도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입에서 넘쳐 나자 사람들의 웅성거림도 점차 가라앉는 것 같았다.

나의 손길을 느끼며 제롬은 긴장을 풀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절망으로 가득 찼던 방이 어느새 고요해졌다. 그는 병원에 실려갔고 나는 법의학 담당자가 와서 현장을 촬영하고 처리할 때까지 그 집에서 대기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나는 이방 저방을 둘러보며 작은 나무판에 새겨진 문구를 읽었다. “하나님, 제가 결코 변화시킬 수 없는 것에 순응할 수 있도록 평안함을 허락해 주소서…….”나는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래, 내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어. 제롬과 그애의 가족을 위해 계속 기도하는 거야.’2주 정도 지나 병원에 찾아갔다.

제롬은 총격이 있던 날의 두려움과 불신으로 가득했던 얼굴과는 너무도 다른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롬의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를 껴안았다. “제 아들에게 선생님이 해주신 일을 다 들었습니다,”“그날 밤 제가 제롬에게 교회에 같이 가자고 했지요. 그런데 이 녀석이 파티에 가 버렸어요.”제롬이 퇴원하자 그의 어머니는 교회에서 열리는 제롬의 퇴원 축하 파티에 나를 초대했다. 조그마한 일이지만 그들 앞에서 간증을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의 인생에 특별한 계획과 목적을 갖고 계십니다.”이야기를 하고 조금 있으니 교인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나는 고개를 들고 보았다. 거의 모든 십대들이 제단 앞에 나와 헌신을 다짐하고 있었다. 내 안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나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여 주시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내 삶에 어떤 목적을 갖고 계셨고 하나님의 교회에도 내 자리를 마련해 두고 계셨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하나님께 쓰임 받도록 내어놓기를 원하신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그 일을 해내도록 내게 능력과 기회도 주실 것이다.


쓰임받을 기회/윌리암
-가이드 포스트 99년 4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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