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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교회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848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0:14:40
(시골 면서기 남편이 살기가 등등 아내를 잡을 듯 난리를 치고 있다.)

남편 : 예수한테 미쳐두 보통미친 것이 아녀! 우리 형편에 건축 헌금을 5백만 원을 허겠다고 약조를 했다고? 제 정신으루 한 일이엿?
아내 : 미안혀유! 50만원 헌다고 적은 것이 실수로 동그라미 하나를 더 그렸내유.
남편 : 으이구... 미련한 것이 똑똑치도 못허지! 5백만원이면 내 월급이 몇 달친줄 알엇? 미쳐도 곱게 미쳐라! (노환중인 노모가 건넌방에서 기어오듯 들어서며)

노모 : 아범아! 5백만원이 아니라 5천만원을 내구서라두 아범 니가 구원받으면 어미는 거기서 더 바랄 것이 없다!
남편 : 5천만원 내구 9원을 받아요? 식구들이 이렇게 돈 계산이 흐리니 똥그래미 하나가 더 붙는거라구유! 그리구 돈 바치구 9원 받느라구 목사님이 그렸어유? 그럼 그 목사두 틀린 목사예유!
아내 : 그런 말씀 말어유, 당신! 목사님이 교회지라구 명령하신게 아녜유. 우리가 고사리 꺾어와 팔아서 교회 짓기루 한 거여유! 내는 동네서두 고사리 잘 꺾기루 손문이 났으니께 더 많이
꺾어서 바칠 것이구유.
남편 : 대한민국 고사리 다 꺾어두 5백만원은 못 맹글어! 당장 교회가서 5백만원은 똥그라미 실수라구 말혓!
아내 : 낸 못해유! 무식한 것이 무식혀서 동그라미 하나 더 그려서 시험이 왔지만유 우리 하나님이 어련히 알아서 실수를 허셨겠어유.

남편 : 뭐가 으째? 목사가 그런 말을 했다 그거지? 실수루 인정 못한다, 책임져라, 그랬단 말이지! 내 이 목사를 당장 가서....(벌떡 일어나는 아들을 붙잡다 노모가 비명을 지르며 방바닥에 뒹굴며 쓰러진다.)
남편 : 아이구 어머니, 괜찮으세유?
노모 : 아범아 부탁이구먼! 아범 위혀서 30년을 기도를 해 왔구먼. 마지막 효도다 생각허구 하나님 뜻을 따라 줄 것이여.
남편 : 아이고 어머니, 우리 텃밭을 팔아두 5백만원은 안되유.
아내 : 당신한테 돈 내노라구 누가 혔나유? 지가 평생 고사리 꺾어서라두 5백만원 맹글어 놓을테니께유 걱정노셔유.
남편 : 아이구 이 무식한 여자야. 건축헌금 많이 헌다구 돌덩이가 금땡이가 되냣? 난 예수쟁이 죽어두 안된다구. 내 주먹이나 믿구살꺼라구! 무식한 꿈 좀 꾸지맛!(이튿날부터
아내는 부지런히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고 노모는 엎드려 기도한다. 일주일 지난 토요일 오후 일찍 퇴근한 남편이 우물가에서 발을 씻고 있는데 아내가 뛰어들며 소리친다.)

아내 : 영준이 아부지유! 영준이 아부지유! 나 좀 봐유! 나 좀 봐유!
남편 : 흥! 오라지게 보고싶은 얼굴 보라하네!
아내 : 이거봐유! 영준 아부지! (고사리 바구니에서 뭔가 를 꺼내 보이며) 영준 아부지 이게 뭔줄아서유?
남편 : 그게 뭐여, 도라지 아닌게벼!
아내 : 도라지 아녀유, 여보! 산삼 뿌리여유! 산삼 뿌리유!
남편 : 산- 삼?
아내 : 야! 산삼을 여섯뿌리나 캤어유! 자 보셔유!(더 큰 산삼뿌리 다섯개를 꺼내 보인다.)
남편 : 와우- 와우- 이거 진짜 산삼이네에! (더 크게 비명) 와우- 와우-진짜네에! 진짜 산삼이네에!
아내 : 영준 아부지! 하나님이 성전 건축 허라구 주신거예유! 그쥬? 맞쥬?
남편 : 성전 건축?

아내 : 야! 고사리만 꺾어서 안되겠다 싶으니께 산삼을 캐게 하신 거예유! 안그류?
남편 : (얼굴이 금방 벌레 씹은 얼굴이 된다.)
아내 : 당신, 이래두 하나님 살아계신걸 안 믿어유? 못 믿어유? 당신은 못 믿어두 엄니는 믿으셔유! (노모 방으로 뛰어들며) 엄니! 엄니! 하나님이 건축 헌금 주셨어유! (방으로 뛰어들어가 보니 노모가 엎드려 기도하는 자세로 숨을 거두셨다. 아내가 급히 남편을 불러 그런 어머니 모습을 보게 한다.)
남편 : (그런 어머니를 끌어안고 소리 친다.) 엄니! 정신차리셔유! 엄니, 정신차리셔유! 불효자식 엄니 소원두 못들어 드렸는데 이게 무슨 일이세윳! 얼렁 깨어나셔유, 엄니! (노모의 얼굴에 얼굴을 부비며 통곡을 터뜨린다. 노모의 장례식이 끝나고 삼일 후에 어머니 산소를 찾은 남편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한 마디 한다.)
남편 : 엄니는 돌아가시는 순간꺼정 내 기도를 하셨을꺼구먼.
아내 : 암만유.... 30년을 그러셨으니께유!
남편 : 야! (울을 섞인 목소리로) 나 이 달 말에 적금 타.... 5백만원 짜리여! 엄니 이름으로 내 드리여!

고사리 교회/-주부편지 7월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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