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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말하는 아멘 아멘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490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0:14:16
혀를 포함해 몸의 모든 근육의 힘이 빠져나가 오직 눈동자의 방향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근육위축성 경화증 ALS 환자. 1994년 8월 어느날, 테니스 경기중 갑자기 왼손에 잡고 있던 공이 힘없이 툭! 굴러 떨어졌다. 순간 당황했지만 별것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하루가 다르게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듯 노근하기에 잠깐 쉬면 괜찮을 줄 알았다. 정신력으로 버텨서인지 며칠 간은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자꾸 찾아오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호흡장애로 입원하게 되었다.

호흡할 수 있는 근육도 이젠 힘이 빠져 숨을 쉴 수 없게 되었다. 목에 구멍을 내고 호흡기로만 숨을 쉬었다. 누군가 찾아와 치료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되었다며 형제의 마음에 기대감을 주기도 했지만, 이제 형제는 자신이 기대하는 많은 것들을 버리기로 했다. 자신을 섬기기 위해 찾아온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들려 주는 예수님 말씀의 치유하심에 온생각과 마음을 다 주님께 드렸기 때문이다. 아내와 딸과 어머니가 간병으로 지친 얼굴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것을 누워서 꼼짝 못하며 바라볼 수밖에 없을 때 형제는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이젠 모두 주님께 기도로 맡길 수 있어 감사하게도 마음속에 평안감 마저 느낀다.

형제는 특별히 찬송가 4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하는 이 찬송을 너무나 좋아한다. 자신을 찾아온 호스피스 봉사자를 눈으로 졸라 몇 번씩이든 이 찬송을 부르게 한다. 따라 부르고 싶어 입을 삐죽거려 보지만 입 밖으로 삐죽이 빠져 있는 혀가 움직이지 않으니 마음속에선 찬송이 울려도 밖으로는 소리대신 애가 타서 계속 침만 흐를 뿐이다. 한동안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종일 켜놓는 텔레비전이 그를 상대해 주던 전부였다. 그러나 이젠 음성을 통해 흘러나오는 성경 테이프의 하나님 말씀이 점점 그 마음속을 뜨겁게 감동시키기 시작하였다.

찾아온 호스피스 봉사자에게 자신도 세례를 받고 싶다는 간절함을 눈의 말로 요청했다. 형제는 학령 전 아이들이 쓰는 글자판을 봉사자가 손으로 짚어가면 위로 눈을 치켜뜸으로 “예”, 아래로 내려 뜸으로 “아니오”로 의사를 표현한다. 가족들과 호스피스 봉사자에 둘러 쌓여 “형제가 죄인이고, 이 죄를 위해 오직 예수님만이 형제의 주님이신 것을 확신합니까?” 그는 몇 개의 세례를 위한 질문마다 눈빛에 비장함과 힘을 주어 평상시보다는 훨씬 빠르게 눈을 위로 치켜뜨기를 수 없이 반복했다.

“그렇습니다. 내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확실하게 고백합니다! 아멘! 아멘!” 소리는 낼 수 없어 눈으로 대답하지만 쉴 사이 없이 흘러내리는 그의 눈물과 함께 애써 짓는 그의 표정에서 엄청난 큰 소리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세례를 마치고 딸은 “아빠 사랑해요! 축하합니다” 하면서 그의 볼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우리는 몇 컷의 기념 사진도 찍었다.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으려 하는데 형제의 눈이 갑자기 아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슨 큰 불편이 생겼나 하여 우리는 형제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마음이 급하여 이것저것 물어보아도 그는 계속 아래로만 눈을 내려떴다.

몇 분간의 실랑이가 벌어진 후에 우리 봉사자 한 사람이 형제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식구끼리 사진을 찍어 달라구요?” 형제는 금방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계속 눈을 위로 치켜뜨며 자신의 뜻이 통했음으로 오는 평안을 보였다. 우리는 아버지로서 갖는 그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면서 하나님 아버지가 나를 찾으시는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요 15: 9)’

눈으로 말하는 아멘 아멘/박 남 규
-목마르거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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