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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발을 닦고...
열린교회 (yeolin) 조회수:490 추천수:16 112.168.96.71
2014-11-25 10:06:59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남편 덕분에 남편의 발을 씻어준다든지, 물을 떠다 바친다는 지, 신문을 갖다 드리는 작은 서비스는 이제까지 거의 해 보지 못했습니다.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에 익숙되어 있고 특히 남편은 나로부터 무리하게 특별한 서비스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때는 내가 남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나 생각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섬김을 받고 싶지 않는 사람이 없겠지만 유독 남편은 거의 요구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남편의 구두를 사러 백화점에 갔습니다.전에는 260MM를 신었는데 이번에는 255MM가 맞다고 했습니다. 모진 세파에 발이 더 작아졌나 봅니다. 늘 작은 발이 안쓰러웠는데 더욱 가엽게 느껴졌습니다. 집에 돌아와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듯 남편의 발을 씻겼습니다. 결혼 이후 내내 검정구두, 갈색 구두의 창틀에 갇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며 가족 부양을 위해 튀었던 발이러니 생각하니 감사가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났습니다. 곳곳에 굳는 살이 박혔고 엄지발톱은 멍들어 있었습니다.

가운데 유난히도 굳게 박힌 살은 세상의 스트레스를 다 모아 놓은 살 같았습니다. 남편의 발은 하나님께서 지체로 주신 우리 가정을 싣고 다닌 귀중한 발이었습니다. 남편은 발을 내게 맡기고 묵묵히 발을 닦는 내 모습을 내려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대접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대접하러 오신 줄을 우리는 압니다.

그저 별 요구 없이 별 말도 없이 주어진 삶을 살아온 남편이지만 내가 남편의 발을 닦는 것은 남편이 우리 가족을 위해 섬김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발을 씻으며 남편의 상한 마음과 지친 발을 어루만져 쉼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으로서의 남편의 책임감, 가정을 지키고 이끌기 위하여 항상 무거운 짐을 지기를 마다하지 않는 남편을 왕으로 대접하고 싶습니다. 남편은 충분히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남편의 발을 닦고/홍경숙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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